폭풍 질주에 나선 ‘캡틴피케이’가 2세 신인왕을 위한 역전 드라마를 쓴다.
캡틴피케이가 경주로에 갓 데뷔한 2세 신마들의 신인왕 도전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24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0회 농협중앙회장배(L, 1200m, 국산 2세, 암수, 순위상금 2억원)에서 캡틴피케이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캡틴피케이는 이번 우승으로 누적승점 200점을 기록, ‘원더풀그룸’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현재 1위는 300점을 쌓은 ‘실버레인’이다. 올해 남은 마지막 쥬버나일 시리즈 결과에 따라 1, 2위가 모두 뒤바뀔 수 있다. 쥬버나일 시리즈는 총 3차례 경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관문인 문화일보배(L)에서는 실버레인이 막판 역전 질주를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두 번째 대회로 캡틴피케이가 1위로 골인하며 신인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최종관문인 ‘브리더스컵 루키(G2)’는 오는 12월10일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6월 과천벌에 입성한 2세 경주마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열두 마리가 출발선에 섰다. 신인마들은 출전 이력이 많지 않고, 경주마다 성장한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에 우승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실제 이번 경주를 앞두고 주목을 받은 것은 앞선 대회에서 우승한 실버레인이었다. 여기에 ‘서울불청객’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불청객은 10전5승을 거두며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강남불청객’과 모마와 부마가 모두 같은 연년생 동생이다. 특히 모마는 대상경주 8승에 빛나는 스타 경주마 ‘즐거운여정’을 배출한 명품 씨암말 ‘새즈미즈엘리자베’이기에 혈통만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1200m 단거리 경주답게 출발대가 열리자마자 초반부터 치열한 속도전이 펼쳐졌다. 실버레인이 중앙에서 단독선두로 치고나왔다. 그 뒤를 초반 스피드에 자신감을 보여 온 ‘리얼딜’, 출전마 중 가장 빠른 1200m기록을 보유한 ‘블러싱로즈’가 추격했다. 실버레인이 선두권을 유지한 가운데 마지막 코너를 돌며 문화일보배에서 2위를 기록했던 ‘걸작시대’가 선두를 위협했다. 서울불청객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이때 등장한 주인공은 캡틴피케이였다.
무서운 속도로 추입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나타낸 캡틴피케이는 선두 실버레인 바로 뒤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캡틴피케이의 김정준 기수는 결승선 300m지점에서 고삐를 틀어 안쪽 코스로 치고 들어가며 순식간에 역전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시에 블러싱로즈가 바깥쪽으로 실버레인을 넘어서며 앞으로 치고 나왔다. 캡틴피케이와 블러싱로즈의 1위 대결. 결승선 100m 지점에서 캡틴피케이가 탄력적인 걸음을 선보이며 점점 격차를 벌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 기록은 1분18초8. 캡틴피케이는 지난 ‘Rookie Stakes@서울’ 우승 당시 수립한 최고기록을 0.1초 단축하며 농협중앙회장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캡틴피케이와 호흡을 맞춘 김정준 기수는 2018년 ‘코리안오크스(G2)’이후 두 번째 대상경주 우승을 기록했다. 40조 송문길 조교사는 지난해 ‘라라케이’의 우승에 이어 또다시 멋진 추입으로 농협중앙회장배 2연패를 달성했다.
경주 직후 김정준 기수는 인터뷰를 통해 “우승까지 믿고 따라와 준 캡틴피케이에 고마운 마음”이라며 “1200m경주가 짧게 느껴질 만큼 캡틴피케이의 뒷심이 충분하기 때문에 1400m를 달려야하는 브리더스컵 루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