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개막] ‘우승 후보’ 초보 사령탑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 양강 체제 깰까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가운데)이 21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초보 사령탑’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이 여자프로농구(WKBL)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킬까.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쌓은 양강 체제를 무너트리겠다는 의지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에어컨리그를 보낸 WKBL이 오는 2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KB와 하나은행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은 리그 최강자로 꼽히는 박지수와 박지현이 해외무대로 떠나면서 각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최근 10년간 우승컵을 나눠가진 우리은행-국민은행 양강 체제가 깨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해란, 하상윤 감독, 강유림(왼쪽부터)이 21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지각변동 일으킬 초보 감독

 

 균열을 낼 가장 유력한 후보는 새 사령탑 하상윤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머무른 삼성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9시즌 동안 팀을 이끈 임근배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지휘봉을 하 감독에게 맡겼다.

 

 하 감독은 2011년 울산 모비스에서 은퇴 후 광신중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삼성생명 코치로 부임해, 그 해 팀을 박신자컵 서머리그 정상으로 이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새 선수를 영입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곤 한다. 박혜진(BNK), 진안(하나은행) 등 대어급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기에 기대감도 있었다. 하 감독은 영입보다는 ‘전력 유지’에 집중했다. 이미 이주연, 키아나, 윤예빈, 강유림, 배혜윤 등 짱짱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신이슬(신한은행) 보상으로 김아름만 합류했다. 기존 멤버의 조직력을 강화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해란, 하상윤 감독, 강유림(왼쪽부터)이 21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실제  WKBL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의 우승팀’으로 삼성생명이 1위를 차지했다. 선수 투표 103표 중 25표를 받았다. 지난 21일 끝난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6개 구단 중 4개 구단 감독이 삼성생명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하 감독은 꽃길을 걸을 생각이 없다. 올 시즌 팀 키워드로 ‘깡다구’를 꼽았다.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두 가지 색깔을 가져가려 한다. 젊고 빠른 선수들이 있을 땐 강한 수비를 내세우고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갈 땐 공격으로 몰아칠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키아나(왼쪽)와 윤예빈이 경기 중 대화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에이스의 컴백

 각기 다른 이유로 자리를 비웠던 에이스들이 돌아온다. 먼저 박신자컵 당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은 배혜윤이 컴백, 든든하게 골밑을 지킨다. 키아나도 완전한 복귀를 예고한다. WKBL에 첫발을 딛은 2022~2023시즌 중 무릎 슬개건 파열로 시즌아웃됐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 시즌 2라운드에 복귀해 감각을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선 3경기 평균 34분12초 동안 13.0점을 기록했다.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오프시즌 연습경기에선 20분 내외로 소화하며 쾌조의 슛감을 자랑했다는 후문.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하 감독은 키아나의 출전 시간을 15∼25분 정도로 보고 있다. 

윤예빈이 동료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국가대표 출신 윤예빈도 코트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과거 오른쪽 무릎에 2번이나 같은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기에 마음고생이 더 심했을 터. 어렵지만 꿋꿋하게 이겨냈다. 지난 시즌 중반 복귀했으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탓에 4경기에 나선 후 재활에 다시 들어갔다. 하 감독은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개막전부터 뛸 수 있을 것 같다. 4번으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해란, 하상윤 감독, 강유림(왼쪽부터)이 21일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출전 시간 조절 고민? 우리가 있다

 에이스들이 컴백을 알렸으나 하 감독에겐 ‘출전 시간 조절’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주축선수들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하 감독의 고민은 그리 깊지 않다. 국가대표 출신 이주연, 강유림, 이해란에 이적생 김아름, 아시아쿼터 히라노 미츠키도 있다. 하 감독은 “기본적으로 다 잘하는 선수들”이라며 “(이)해란이는 올 시즌 다양한 훈련을 했다. 치고 나오는 훈련부터 1번 수비 등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혔다. 외곽수비를 맡겨도 잘하고 재밌어한다. 역량을 더 키우면 팀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아름은 박신자컵에서 다소 아쉬운 슈팅 밸런스를 보였으나, 4경기 평균 7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장점을 드러냈다. 하 감독도 당시 김아름의 적응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아름으로 더욱 단단한 수비력을 갖출 수 있는 삼성생명이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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