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21만 2000명에 이른다. 과거와 비교해 하지정맥류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다.
정맥류는 정맥 내 존재하는 판막이 고장 나면서 혈액이 역류하며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한다. 종아리, 허벅지 등에서 나타난 경우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다리 부위의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는 대신 다리 부위에 정체된다. 그 결과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저리며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피부색 변화나 궤양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은 ”하지정맥류는 흔히 종아리의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일부 증상에 불과하다”며 “티가 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처치가 필수”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의 경우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김 센터장은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정맥 궤양이나 혈전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빠른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맥류가 단순히 혈관이 튀어나오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부정맥혈전증(DVT), 폐색전증(PE), 그리고 말초동맥질환(PAD)과 같은 심각한 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정맥류는 보통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등 한 자세로 오래 있을 때 악화하기 쉽다. 현대인 대다수는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피하려면 1시간에 5∼10분은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김 원장에 따르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잠들기 전 하늘 자전거 운동, 발끝을 세웠다 눕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흔히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다리를 최대한 안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여길 수 있지만 자주 움직이는 게 권장된다. 수영, 가벼운 걷기, 필라테스, 요가 등의 운동이 도움된다. 반면 하반신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고 복압이 증가하는 활동은 지양해야 한다. 너무 무거운 짐을 오래 들거나 고중량의 피트니스 운동, 하체에 체중이 쏠리는 운동은 하지정맥류에 좋지 않다.
하지정맥류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상황에 따른 다양한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심하지 않은 경증이라면 정맥순환제 복용,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중증 환자의 경우 문제 혈관을 폐쇄하는 혈관 내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김 센터장은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며 ”장시간 한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있는 것을 피하고 다리를 자주 움직여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리가 무겁거나 저린 증상이 지속한다면 이를 무시하지 말고 빠른 도플러 초음파검사 등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