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여행의 필수코스가 된 이곳…‘벤츠 박물관’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에 1945~196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이 전시된 모습. 사진=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전통과 역사에 대해 중요시하는 만큼 미래로의 발전도 지속되기 마련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업계를 이끌고 있는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2006년 문을 연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태동지이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전시된 다임러 라이딩 카. 사진=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전시된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사진=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박물관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탄생 과정, 눈을 떼기 힘든 아름다운 클래식카와 스포츠카, 모터스포츠에서 이룬 업적과 주역들,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모델 등 160여 대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벤츠 박물관은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했을 때 반드시 둘러봐야 할 명소다.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박물관은 외관부터가 독특하다. 건물 밖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나선형의 3층 구조로 보이지만 실내는 9층으로 설계됐다.

 

외벽은 메탈릭 실버로 화려하지 않지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독보적 성적을 거둔 팀 ‘실버 애로우(Silver Arrows)’를 상징한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전설적인 경주차들의 색상 대부분이 메탈릭 실버였던 것도 그래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전시된 말의 모형. 마차에서 자동차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 존재다. 사진=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박물관을 찾은 주말 나들이객으로 북적이는 로비를 지나 타임머신(엘리베이터)을 타고 8층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말(馬)을 만난다. 마차에서 자동차 시대로 가는 역사의 전환점을 알리는 상징이다. 이곳을 지나면 칼 벤츠의 4행정 엔진 그리고 이 엔진을 탑재한 ‘페이턴트 모터바겐’과 다임러의 ‘모터쿠세’가 전시돼 있다.

 

그리고 벤트 컨베이어를 따라가면 벤츠의 자취를 연대별로 만나 볼 수 있다. 목재, 가스등, 쇠로 만든 바퀴, 투박한 시트 등으로 만든 1800년대 말 초기 자동차부터 자동차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벤츠의 모델들이 각층 마다 전시돼 있다.

 

 

벤츠의 창조물은 황홀하고 아름답다. 심플릭스 40PS(1902년), 260D 풀만 리무진(1938년), Typ SS(1930년), 500K 스페셜 로드스터(1936년), 세상에서 가장 비싼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1955년) 등 바라만 봐도 심장이 떨리는 클래식카와 드림카를 모두 만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탔던 방탄차 230G 파파모빌 ‘SCV7’, 히로히토 일왕이 탔던 ‘770 그랜드 메르세데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500SL’, 비틀스 링고 스타의 ‘190E 2.3 AMG’ 등 역사적 의미를 차들도 완벽한 형태로 전시돼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전시된 레이싱카들. 사진=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마지막 전시 존에는 실버 애로우(Silver Arrows)와 함께 은빛 화살처럼 트랙을 질주하는 듯한 수십 대의 레이싱카를 볼 수 있다.

 

벤츠 박물관은 2006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1300만 명 이상이 찾았다. 자동차를 주제로 한 박물관을 이렇게 많은 방문객이 찾은 건 단순히 오래됐거나 희귀한 차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설계도와 직원 급여 명세 그리고 회계 명세를 기록한 장부, 광고 전단 등 브랜드의 사소한 것들까지 모든 헤리티지를 빠짐없이 담고 있다. 자동차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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