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흐름, 이어가지 못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달러)이 2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진행된 최종 4라운드 일정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골프가 주목했던 대회다. 1983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최근 유독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남겨왔기 때문. 2021년 임성재가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라이징 스타’ 김주형이 연속 우승을 차지해 3년 연속 한국 선수가 트로피를 안았다. 2019년에는 교포 선수 케빈 나(미국)가 우승한 기록도 있다.
4연속 한국인 우승자 배출을 향한 기대감이 오른 배경이다. 특히 한국인 최초이자 2009∼2011년 존 디어 클래식의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이후 13년 동안 맥이 끊긴 PGA 투어 단일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김주형에게 모든 시선이 꽂혔다.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25위로 가장 높은 이도 그였기 때문에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타이틀 방어전 첫날부터 공동 62위(2언더파)로 삐걱댔다. 2라운드 1오버파 부진까지 이어진 끝에, 결국 최종 1언더파 141타로 충격의 컷 탈락을 당하고 말았다. 2024시즌 5번째 컷오프로 고개를 떨궜다.
추락한 자존심을 선배 이경훈이 세워줬다. 그는 2라운드가 열린 19일, 악천후로 라운딩을 마치지 못한 채 7언더파로 중위권에 그쳤지만, 다음날부터 가파른 도약에 성공했다. 남은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고,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또 6타를 줄여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최종라운드에서도 이글 1개, 보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로 잘 싸웠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적어내면서 데이비스 톰슨, 교포 선수 마이클 김(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7월 3M오픈 공동 9위 이후 약 3개월 만에 빚은 톱10이다. 3월 코그니전트 클래식에서 써낸 올해 최고 성적 공동 4위에도 근접한 결과물이다.
한편, 우승은 22언더파 262타의 J.T 포스턴(미국)의 품으로 돌아갔다. 2019년 윈덤 챔피언십, 2022년 존디어클래식에서 트로피를 든 그는 투어 3승을 신고하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 126만달러(약 17억2000만원)도 챙겨간다.
미국 교포 선수인 더그 김이 1타 차이로 단독 2위로 준우승을 거뒀고, 김성현은 6언더파 278타로 공동 51위에 머물러 대회를 마쳤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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