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풍자야?’…SNL코리아, 희화화 논란 또 터졌다 [SW이슈]

2024 국정감사 장면을 패러디한 SNL 코리아 시즌6 화면. 쿠팡플레이 캡처(위)/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뉴진스 하니와 셀카를 찍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제공(아래).

존중받아야 마땅한 국감 출석, 존경받아야 마땅할 노벨상 수상이 패러디의 소재로 사용됐다. 풍자와 희화화를 넘나들던 ‘SNL 코리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결국 비판에 직면했다. 

 

SNL 코리아는 ‘파격적인 웃음, 과감한 풍자로 대한민국 트렌드를 이끄는 코미디 쇼’를 표방한다. 매주 이슈가 된 사건이나 인물을 패러디한다. 19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코미디 쇼 SNL 코리아 시즌 6에는 배우 김의성이 호스트로 출연해 지난 한 주간의 이슈를 담아냈다. 

 

논란이 된 건 노벨상 수상자 한강과 국정감사에 출석한 하니를 패러디한 코너였다. 해당 회차에선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뉴진스 하니를 소재로 했다. 지예은이 하니로 분해 등장했다. 일본 도쿄돔 공연에서 화제가 됐던 하니의 ‘푸른산호초’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지예은은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서 출석하게 됐다”며 지난 국정감사의 하니 발언을 따라했다. 그러면서 “저가(저는)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2024 국정감사 장면을 패러디한 SNL 코리아 시즌6 화면. 쿠팡플레이 캡처(위)/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처, 뉴시스(아래)

국감 현장에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휴대폰 카메라로 하니를 열렬히 촬영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국감장에서도 하니를 사진으로 남기려는 국회의원들의 행동이 보도되면서 비판이 일었다. SNL 코리아 크루들은 각자가 국회의원으로 임해 이들을 풍자했다. 

 

그러나 하니의 어색한 한국어 발음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니는 베트남계 호주인일 뿐 아니라 직장 내 따돌림 사건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기 위해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를 코미디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비판과 소재의 적절성을 묻는 시청 후기도 쏟아졌다. 

SNL 코리아 시즌6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인터뷰 장면을 패러디했다. 쿠팡플레이 캡처

이어진 한강 작가의 패러디도 마찬가지다. 이어 지난 10일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로 인한 ‘한강 돌풍’을 소재로 뉴스를 구성했다. 배우 김아영이 한강 작가로 분해 인터뷰 장면을 패러디했다. 

 

한강 작가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고 출연한 방송의 스타일링을 옮겨와 패러디했다. 특유의 표정과 말투 등을 따라해 방청객들의 웃음을 넣었으나 이조차 공감 가지 않았다.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독서 열풍이 불면서 독서와 기록을 즐기고 공유하는 ‘텍스트힙’ 붐이 일고 있다는 내용도 지나치게 희화화됐다. 

 

풍자의 사전적 의미는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공격하는 것’이다.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을 비판하는 역할이다. 반면 희화화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묘사다. SNL 코리아가 풍자와 희화화를 구분 짓지 못한 건 비단 이번 한 번의 일이 아니다. 웃음을 전달하겠다는 기획의도가 희화화를 넘어 조롱과 폄하로 물들고 있다. ‘파격적인 웃음과 과감한 풍자’를 내세운 SNL 코리아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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