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다.”
사자군단의 ‘캡틴’ 구자욱이 돌아왔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전날 귀국한 구자욱은 이날 오전에도 치료를 받았다. 무릎에 테이핑을 한 상태. 하지만 목발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호전됐다. 선수단은 반가움에 “유니콘 아니야?”라며 괜스레 장난을 치기도 했다. 구자욱은 “더그아웃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자욱은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지난 15일 대구에서 진행된 PO 2차전이었다. 1회 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도루하는 과정서 부상을 입었다.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왼쪽 무릎 쪽에 통증을 느꼈다. 병원 검진 결과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이튿날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 재활전문 병원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을 방문했다. 2박3일간 치료에 매달렸다. 구자욱은 “1%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 뭐든 해보자 싶어 바쁘게 다녀왔다”고 전했다.
주장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꼈을 터. 후회, 또 자책했다. 구자욱은 “슬라이딩하자마자 직감적으로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계속 (플레이하려) 했지만 너무 아프더라. 지켜봐주시는 이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당초 귀국 후 대구서 휴식을 취하려 했으나 일정을 바꿨다. 구자욱은 “비로인해 (일정이 연기되면서) 하루의 시간이 더 생기지 않았나. (중요한) 순간들을 위해 일단 서울로 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굳은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다. 스타팅으로 나갈 순 없다. 대타를 준비한다. 간단한 스윙과 토스 배팅을 통해 감각을 조율한다. 구자욱은 “내가 경기에 나서는 않고 이기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면서도 “중요한 상황이면 당연히 나간다. 무릎이 어떻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면서 “3차전서 운이 잘 따르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자신 있게 하면 해낼 거라고 믿는다”고 더했다.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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