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막 여는 겨울스포츠] 허웅허훈·김연경 다음은? ‘별’이 없다···뉴스타 등장에 목마르다

프로농구 KT 허훈. 사진=KBL 제공

 리그의 흥행을 이끌 ‘샛별’이 필요하다.

 

 “내가 7번 달 거야!” 유소년 축구교실이 한창이던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논쟁이 펼쳐졌다. 서로 등번호 7번을 달겠다며 싸웠다. 논쟁 이유는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의 등번호가 7번이기 때문이다.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감이란, 우상이란 이런 것이다.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겨울스포츠가 찾아왔다. 프로농구(KBL)와 프로배구(V리그)가 19일 일제히 개막한다. 두 리그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뉴 스타’가 없다는 것이다. 겨울 스포츠의 대표주자인 두 리그는 과거 ‘오빠 부대’를 이끌고 다닐 정도로 화려한 계절을 맞았다. 최근 다시 흥행 파도를 타기 시작한 두 리그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이 절실하다.

프로농구 KT 허훈. 사진=KBL 제공

 KBL엔 허웅-허훈 형제를 빼곤, 농구 팬 아닌 일반인이 이름을 아는 선수가 드물다. 오히려 1980∼1990년 인기를 끌었던 농구대잔치 시절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 등이 길거리를 누볐을 때 더 알아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여자배구 역시 큰 국제대회가 있을 때만 반짝인다. 특히 김연경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 차세대 스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제공

 두 리그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갑자기 스타 플레이어가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온·오프라인 홍보 콘텐츠와 마케팅을 강화하며 인기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티빙과 방송 중계권 계약을 맺으며 배우 권율이 스포츠 페이크 다큐 ‘페이크블’ PD로 나서는 등 방송 노출도를 올리고 있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뉴 스타는 미디어를 통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미디어 쪽으로 발달한 티빙과의 중계권 계약이 도움될 것”이라며 “방송을 통해 선수들을 많이 조명한다면, 농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스타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은 이미 귀여운 것, 재밌는 것을 보여주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쉽게 스타가 탄생하고 있지 않다. 더 많은 미디어 노출이 필요하고, 경기력도 좋아져야 한다. 개인적으론 허형제 다음으로 이정현(소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물결이 일어난다면 농구 인기도 같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프로농구 소노 이정현. 사진=KBL 제공

 V리그 역시 부흥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조성하기 위해 2군 리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프로배구 관계자는 “잠재력·스타성 있는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2군 리그 도입과 유소년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 육성부터 튼튼하게 해 프로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구단, 연맹, 언론사 등 미디어적인 노출도 높인다면 새로운 스타 탄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사상 최초 ‘천만관중’ 시대를 열었다. 다양한 먹거리와 응원문화를 중심으로 20대가 대거 유입, 더불어 지갑을 여는 여성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원래도 많은 인기에 여러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3년차 김도영(KIA), 고졸신인 김택연(두산) 등 신예들이 등장하면서 열기를 더했다. 특히 정규리그 막판 김도영이 40-40을 도전할 때는 KIA 팬이 아닌 타 팀 팬들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낼 정도였다.

 

 스타 발굴에 선수, 구단, 연맹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야구랑 농구, 배구를 비교하면 안되지’라는 마인드로는 안된다. 야구만큼이나 농구와 배구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기억이 있다. 그 영광의 순간이 재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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