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가 분주해진다.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고 있다. 다시, 때가 됐다. 겨울스포츠가 하나둘 기지개를 켠다.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는 배구, 농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시즌엔 19일 같은 날 개막, 눈길을 끈다. 프로배구 V리그는 남자부 대한항공-OK저축은행,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의 대결로 6개월 대장정의 첫발을 뗀다. 프로농구 KBL리그는 KCC와 KT의 공식 개막전이 예고돼 있다. 비시즌 단단히 준비했다. 이번에야말로 인기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 양적 성장
지난 시즌 배구와 농구는 한 단계 도약했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V리그의 경우 정규리그, 포스트시즌(PS) 합쳐 164경기서 총 58만6514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직전 시즌(56만1445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여자부(33만5016명)가 남자부(25만1498명)보다 많았다. 평균 시청률 또한 여자부가 1.22%로 더 높았다(남자 0.56%). 한 경기 최다 관중은 지난해 12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경기로, 6170명이었다.
KBL 역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시즌 총 83만6917명(정규 73만8420명, 플레이오프 9만8497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022~2023시즌(68만7303명)에 비해 15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번 시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앞세워 100만에 도전한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 2001~2002시즌 처음 100만(108만 명) 관중을 돌파했다. 2015~2016시즌까지 15시즌 연속 100만 관중을 기록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수는 2013~2014시즌 129만5125명이다.
◆ 질적 성장
양적 성장만큼 중요한 것이 질적 성장이다. 필수요소는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자원 중 하나는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다. 2022~2023,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고려했으나 마음을 바꿨다. KBL리그에선 허훈(KT)이 눈에 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통산 215경기서 14.0득점 5.6어시스트를 마크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김연경과 허훈 모두 왕좌에 오른 기억이 없다. 김연경은 두 시즌 연속 우승 문턱에서 멈춰야 했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1위에 빛났으나 챔피언결정전서 고배를 마셨다.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기에 우승 트로피가 더 간절하다. 허훈 역시 마찬가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슈퍼 팀 KCC에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손목 통증으로 개막전부터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새로운 얼굴의 발굴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V리그에선 이다현(현대건설)의 성장세에 시선이 쏠린다. 양효진(현대건설)과 함께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시즌 신인왕 김세빈(한국도로공사)도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프로농구에선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유기상(LG), 박무빈(현대모비스), 문정현(KT) 등이 관심사다. 경험치가 쌓인 것은 기본. 여름 내내 구슬땀을 흘리며 각오를 다졌다. 코트 위를 뜨겁게 달구겠다는 각오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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