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계 다크호스 등장…그랑 콜레오스, 단점이 없을 정도?

 

 

르노코리아가 제대로 칼을 갈았다. 베일을 벗은 르노의 야심작 그랑 콜레오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전기차에 못지않은 매끄러운 주행 질감과 환상적인 연비, 동승자까지 배려한 실내 공간도 합격점이다. 단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제대로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등장이다.

 

기자는 최근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시승을 통해 서울 시내 주행을 위주로 총 100여 ㎞를 주행했다.

 

 

먼저 그랑 콜레오스의 혈통과 생산지를 따져보고 넘어가자. 르노코리아는 다국적 기업으로 르노(52.82%), 지리자동차(34.02%), 삼성카드(13.13%)가 주요 주주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차량은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모델이다.

 

운전석에서는 동승석의 디스플레이를 볼 수 없도록 설계됐다.

 

시승 차량은 E-Tech 하이브리드 모델로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이다. 우선 시내 주행 질감이 뛰어나다. 시내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이 대부분이지만 그럴수록 그랑 콜레오스는 진가를 나타냈다. 도심 구간의 전체 주행 거리의 최대 75%를 전기 모드로 운행한다. 부드럽고 빠르게 전기 모드로 치고 나가다가 내연 모드로 바뀔 때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시승 기간 동안 총 복합연비 16㎞/ℓ를 넘기는 효율성을 발휘했다. 19인치 사이즈 타이어를 신고서도 말이다. 이는 동급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가운데 최강인 셈이다. 역시 연비 명가다운 능력이었다. 

 

 

전기의 힘을 등에 업은 만큼 초반 가속력도 일품이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는 총 245ps의 출력을 발휘한다. 해당 모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출력 100㎾의 전기모터와 고전압 스타트 모터(출력 60㎾)로 이루어진 듀얼 모터와 4기통 1.5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의 힘이 결합했다.

 

 

연비의 비결은 강력한 배터리 성능에 있다.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최고 용량(1.64kWh)의 배터리를 품었다. 이것이 전기모터의 개입 거리가 길어질 수 있는 이유다.

 

탄탄하면서도 유연한 하체도 일품이다. 하체는 지리자동차그룹의 산하인 볼보 XC40, EX40 등에 적용한 것과 동일한 CMA 플랫폼을 사용한다.

 

 

전천후 운동신경도 칭찬할 만하다. 무려 다섯 주행 모드를 제공해 날씨와 노면 상태, 주행목적에 따라 맞춤형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에코(ECO) 모드, 컴포트(COMFORT) 모드, 스포츠(SPORT) 모드, 스노(SNOW) 모드를 제공한다. 특히 AI모드는 운전자의 주행 특성을 분석해 모드를 알아서 전환해준다.

 

 

정숙도 역시 뛰어났다. 그랑 콜레오스는 차량의 소음, 진동, 불쾌감을 막기 위해 동급 모델 중 최초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을 적용했다. 차내 3개의 마이크가 소음을 감지해 반대파를 발생시켜 잡음을 낮추는 방식이다. 여기에 폼 재질의 흡음 타이어(20인치 기준)를 적용해 지면 접촉음을 최소화했다.

 

 

동승자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다. 동승석 대시보드까지 파노라마 스크린이 뻗어있다.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었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유형은 독일 고급 세단에서나 경험 가능했던 것으로 국내 브랜드에는 아직 적용된 모델이 없다. 무려 총 3개의 12.3” 대형 터치스크린이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유튜브, 인터넷 서핑, 음악 감상 등 지루할 틈이 없다. 더구나 보스 사운드 시스템 적용과 더불어 헤드폰을 제공해 운전자를 방해할 수 없다는 장점도 배려로 읽힌다. 특히 운전자의 자리에서는 동승석 디스플레이를 곁눈질해도 시청이 불가능하다. 빛을 분산시켜서 측면부에서는 화면이 안 보이게 하는 원리를 작용한 것이다. 다만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톱티어급이 아닌 만큼 엄청난 음감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단점을 찾기 힘든 그랑 콜레오스는 단번에 국내 자동차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9월 그랑 콜레오스는 3900대를 판매하면서 르노코리아의 시장 점유율 4.2% 달성에 기여했다. 이는 22개월 만에 4% 점유율 회복이기도 하다. 

 

글·사진=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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