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대구가 들썩인다…삼성표 홈런쇼 ‘치면, 넘어간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치면, 넘어간다!’

 

프로야구 삼성의 가을 승리공식은 분명하다.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홈런 전쟁이다. 15일 LG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이 대표적이다. 홈런 5개를 쏘아 올리며 승리의 여신을 마주했다. 역대 PO 한 경기 최다 팀 홈런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09년 10월 14일 SK(SSG 전신)이 두산을 상대로 5차전서 6개의 대포를 신고한 것이 종전 최다 기록. 두산은 2017년 10월 21일 NC와의 4차전서 4홈런을 자랑했다.

 

삼성은 1차전서 홈런 3방을 터트리며 10-4 승리를 거둔 바 있다. 2차전에서도 10-5 완승을 거두며 포효했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로 가는 유지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확률 83.3%를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역대 (5전3선승제 기준) PO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KS로 간 경우는 18번 가운데 15번이나 된다. 반대의 경우는 딱 세 차례. 1996년 현대가 쌍방울을 상대로 역스윕을 해낸 게 시작이다. 1, 2차전을 내줬지만 벼랑 끝에서 3~5차전을 모두 잡았다. 이어 2019년 SK와 2023년 KT가 각각 두산, NC를 상대로 날카로운 뒷심을 자랑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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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자체가 살짝 다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날 비로 인해 2차전이 하루 밀렸다. 이전까지 휴식을 취했던 삼성보다는 준PO를 거쳐 올라온 LG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시나리오였다. 더욱이 첫 타석서 ‘캡틴’ 구자욱이 다쳤다. 안타를 때려낸 뒤 2루를 훔치는 과정서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후속타자 르윈 디아즈의 2루 적시타가 터졌지만 절뚝거리며 홈을 밟았다. 이성규와 교체,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진을 받았다. 팀의 핵심 자원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했던가. 2회 터진 김영웅의 솔로 홈런이 신호탄이었다. 흐름 자체를 바꿔놓기 충분했다. 주도권을 가진 삼성은 한층 더 과감한 스윙을 자랑했다. 김헌곤이 5회와 7회, 디아즈가 6회와 7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포스트시즌(PS)에서 한 경기서 동일팀 선수 두 명이 연타석 홈런을 날린 기억은 과거 딱 한 차례 있었다. 2004년 10월 8일 두산의 이지 알칸트라(2, 3회)와 안경현(5, 7회)이 주인공이다. KIA와의 준PO 1차전서 기세를 압도했다.

 

안방에서 연거푸 승전고를 울린 삼성. 이제 적장으로 이동한다. 하루 휴식 후 17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서 3, 4차전을 치른다. 완전히 다른 전략이 예상된다.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리그서 손꼽히는 타자친화적 구장이라면, 잠실구장은 투수친화적 구장이다. 9개 구장 중 가장 크다. 구장에 맞는 타격이 필요하다. 앞서 이진영 삼성 타격코치는 “갑작스럽게 큰 변화를 주긴 어렵지만, 또 나름대로의 대비책은 필요하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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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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