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생존전략…‘다각화’가 해답 [흑백요리사의 파급효과]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팀K리그의 경기 포스터. 쿠팡플레이 제공.

 바야흐로 OTT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드라마, 영화로 대표되던 OTT 시장은 이제 장르별 예능과 스포츠 등 다각화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올 하반기 최고 히트작은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다. 수년 전 ‘올리브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셰프들이 출연해 각자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승부를 보던 요리 예능에 자극적인 경쟁으로 판을 키웠다. 주인공이 정해져 있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서바이벌’은 예능만이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이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는 경쟁 속에서, 특정 참가자를 응원하고 경쟁자를 주시하면서 몰입도와 긴장감은 높아진다. 화제성은 자연히 뒤따른다.

 

 넷플릭스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100’에 이어 흑백요리사까지 예능으로 연달아 흥행 청신호를 켰다. 그 결과 국내에서 지속 감소했던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한 달 만에 대폭 반등했다. 14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수)는 1167만명으로 전월 대비 46만명 증가했다. ‘살인자ㅇ난감’, ‘기생수 더 그레이’, ‘돌풍’,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물로는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예능 흑백요리사의 성적은 더욱 돋보였다.

 

 글로벌 OTT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자본력도 한몫했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흑백요리사가 지향한 ‘100인의 셰프가 펼치는 서바이벌’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넷플릭스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작진의 기획력, 셰프의 실력에 글로벌한 자본이 더해져 기존에 요리 예능 서바이벌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반면 티빙과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채널들은 ‘스포츠 중계’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KBO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은 5월 MAU 731만명에서 8월 783만명까지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바이에르 뮌헨과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포스터. 쿠팡플레이 제공
지난 12일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 포스터.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역시 스포츠 콘텐츠로 독자적 행보를 보여주며 스포츠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에서는 좀처럼 만나볼 수 없는 해외 유명 스포츠팀의 내한 경기를 직접 기획하고 중계해 지지를 받고 있다. 올 초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독점 중계했다. 지난여름에는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일환으로 토트넘 홋스퍼와 바이에른 뮌헨 초청 경기를 열어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 12일에는 가수 임영웅과 프로축구 FC서울의 기성용을 필두로 한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를 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월 구독료 인상에도 MAU 679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만에 27% 이상 상승한 결과다.

 

 콘텐츠 시청을 고민하면 이제 리모컨을 잡기보단 모바일 앱에 먼저 접속한다. 쉽게 몰아볼 수 있는 스마트 기기는 접근성을 높였고,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로 시청자를 붙잡는다. 드라마나 영화 중심이었던 OTT 시장은 더 넓고 깊어졌다. 비슷한 건 있어도 똑같은 건 없다. 재생 시간에도 변화가 일었다. 짧은 길이의 ‘숏폼’ 콘텐츠부터 장편의 4부작, 8부작 시리즈물까지 취향에 맞춰진 콘텐츠로 시청자 입맛을 맞추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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