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생애 첫 PS…시원하게 돌아가는 영웅의 방망이

사진=이혜진 기자

“가을야구, 확실히 다르네요.”

 

내야수 김영웅(삼성)은 올 시즌 제대로 날개를 폈다. 프로 3년차.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정규리그 126경기에서 타율 0.252(456타수 115안타) 28홈런 79타점 등을 신고했다. 특히 홈런의 경우 구자욱(33홈런)에 이어 팀 내 2위를 마크했을 뿐 아니라, 삼성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포를 쏘아 올린 3루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과거 박석민(은퇴)이 9년차였던 2014년 때려낸 27홈런을 넘어섰다.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낸 것. 실제로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리고 맞이한 생애 첫 가을야구. 설렘도, 긴장도 컸을 터. 김영웅은 보란 듯이 나아갔다. 짜릿한 포스트시즌(PS) 데뷔전을 치렀다. 14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부터 큼지막한 대포를 신고하며 활짝 웃었다. 상대 선발투수 최원태의 시속 126㎞짜리 체인지업을 제대로 걷어 올렸다. 정규리그 땐 다소 고전한 상대였지만(3타수 무안타 2삼진), PO에선 더욱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김영웅은 “나 자신을 믿고 그냥 편안하게 치려 했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정규리그 2위로 PO행 티켓을 거머쥔 삼성. 휴식 및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포스트시즌(PS)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 중 하나는 수비다. 핫코너를 맡고 있는 만큼 빠른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효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1차전부터 호수비 하이라이트 장면을 대거 만들어냈다. 8회 박동원의 강습타구를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하는 모습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영웅은 “최대한 막아놓고 보자라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큰 경기지만, 제대로 즐겨보려 한다. 김영웅은 “(가을야구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일단 팬 분들의 함성소리부터가 훨씬 크지 않나. 선수들 모두가 시즌 때도 열심히 하지만, PS에선 자연스럽게 더 집중하게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홈런세리머니도 평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김영웅은 “PS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매 경기 중요도가 높은 경기이기 때문에 더 기뻤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젊은 피의 활약은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삼성 타자들의 경우 과거에 비해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신예들이 하나둘 주축 선수로 성장해나가는 단계다. 이번 가을을 앞두고 일각에선 경험부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영웅에겐 크게 해당하지 않는 말인 듯하다. 수장조차도 놀랐을 정도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내가 선수였을 땐 PS 첫 경기서 굉장히 긴장한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나이는 어리지만 대담하다. 서로 독려하며 잘 처리하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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