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신예 피아니스트가 잇는 ‘귀가 황홀한 연말’

 

피아니스트 백건우. 판테온 제공 

올해 연말은 어느 때보다 ‘귀르가즘’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세대 클래식’ 백건우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괴물 신예’ 임윤찬이 이어받아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데뷔 68년째인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78)는 11월 서울과 부산에서 연주회를 펼친다. 집중하고 있는 작곡가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그는 지난해 17개 작품을 골라 ‘모차르트 3부작’ 녹음을 마쳤으며 올해 5월 첫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다음달 공연에서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선 11월13일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을 연다. ‘피아노 소나타 16번 C장조 K. 545’를 시작으로 ‘환상곡 c단조, K. 475’ 등 모차르트 클래식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2003년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전곡 연주를 한 이후 21년만의 귀환이다.

 

20일에는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397’와 ‘안단테 F장조, K.616’, ‘지그 G장조, K.574’, ‘푸가 C장조, K.394’ 등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서 22일에는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1956년 10살 나이에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자신의 이름을 건 연주회에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였다. 이후 부조니 국제 콩쿠르 등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를 휩쓸며 음악에 정진했다. 한국 1세대 피아노 연주자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유니버설뮤직 제공

거장의 배턴을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 피아니스트 임윤찬(20)가 받는다. 임윤찬은 12월17일부터 22일까지(20일 휴식) 아트센터인천 및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장엄한 1악장 뒤로 애틋한 선율의 2악장이 등장하고, 이내 밝은 환희를 향해 달리는 3악장이 이어지는 협주곡은 쇼팽 특유의 섬세한 피아니즘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임윤찬은 ‘클래식계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피아니스트로 처음 수상한 만큼 이번 공연은 감상할 가치가 있다. 임윤찬은 지난 2일 런던 시상식에서 4월 발매한 ‘쇼팽: 에튀드’ 음반으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쇼팽: 에튀드는 쇼팽의 27개 에튀드(연습곡) 중 24개를 연주한 음반이다. 지난 5월 그라모폰 ‘이달의 음반’에도 선정됐다. 그때 임윤찬은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스타 피아니스트로,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에서 유학 중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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