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나도 서도철 같은 어른이 있다면 믿고 따를 것" [스타★톡톡]

“‘베테랑’은 수많은 출연작 중에서도 제가 정말 아끼는 작품입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8일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누적 관객 706만2,930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변동 없이 전체 1위다. 1일 ‘조커: 폴리 아 되’ 개봉 당일을 제외하고는 지난달 13일 개봉 후 쭉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스크린에 걸린 베테랑의 후속작인 베테랑2다. 형사 서도철이 범죄자만 골라서 살해하는 연쇄살인마 해치를 잡기 위한 과정을 그린다. 배우 황정민이 전작에 이어 서도철을 연기했고, 정해인이 강력범죄수사대 막내 형사 박선우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황정민은 “개봉 전에 영화를 처음 하는 사람처럼 떨리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영화 ‘국제시장’(1426만명), 베테랑(1341만명), ‘서울의 봄’(1312만명)으로 ‘삼천만 배우’로 불리는 그.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무엇이 그렇게 황정민을 떨리게 했을까.

 

그는 “1편이 만들어진 계기가 생각난다. 제가 ‘신세계’를 찍고 있었고, 감독님은 ‘베를린’을 찍다가 우연히 인천에서 만났다. 류승완 감독과 ‘우리끼리 정말 재밌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작품이다. 낄낄대며 만들었고 복에 겹게 많은 관객분이 봐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1편이 너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감독님도 저도 1편의 에너지를 가지고 2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더 시간이 걸린 것 같다”라고 답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황정민은 “남자가 봤을 때 되게 매력 있는 사람이다. 말은 걸걸하지만, 속정이 깊다. 겉은 차가워 보여도 속은 따뜻한 남자”라며 “자신의 직업에 대한 투철한 정신도 있다. 내 주위에 이런 사람 한 명 있으면 무조건 믿고 따를 것 같은 사람이다. 나이가 들수록 저도 이런 어른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배, 어른이 되고 싶은데 서도철은 그런 사람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바람도 나타냈다. “형사 캐릭터라고 하면 ‘범죄도시’ 마석도, ‘공공의 적’ 강철중,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우영민 등이 떠오르지 않나. 서도철도 그런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덧붙인다. 

 

보는 내내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도 직접 해냈다. 5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날렵한 몸놀림이다. 황정민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선배가 돼서 나이 먹었다고 ‘힘들다’는 말을 하는 게 좀 창피하잖나. 일부러 힘들어도 아닌 척했습니다. 그리고 액션 합이 워낙 정교하게 짜여서 아파 보여도 부상 없이 촬영을 잘 마쳤다”라고 너스레를 떤다.

 

연기 인생 35년 차를 맞이한 그의 필모그래피 최초의 속편이다. 황정민은 “그간 속편을 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었다”면서 “1편 찍을 때도 ‘리셀웨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에일리언’,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며 자랐다.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이 직업의 시작이었다. 배우가 시리즈물을 갖는다는 건, 필모그래피에서 있을까 말까 한 이야기다. 영광이고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700만 돌파 소식 이후 1000만 관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황정민은 “그게 진짜로 너무너무 어려운 숫자다. 될 수가 없는 거다. 원한다고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영화 마지막에는 3편을 예고하는 쿠키가 있다. 황정민은 “3편에 관해 이야기된 건 아직 없다. 3편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말씀드리겠다”면서 함박웃음을 짓는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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