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제 지인 한 분이 가죽 공예를 시작했다면서 제게 조그만 가죽 코끼리 인형을 선물로 주신 적이 있습니다. 열쇠고리로 만들어 제 가방 하나에 걸어놓았는데요. 그걸 볼 때마다 나도 가죽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단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주변에 공방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마음 한편에 접어두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저희 동네 지역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안내문자가 왔는데요. 마침 가죽 공예가 있는 겁니다. 한 번에 2시간씩 네 번의 수업. 다행히 시간도 맞출 수 있어서 얼른 신청하고 스케쥴에도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 수업, 책상 위엔 여러 가지 눈에 익숙해 보이는 것들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다양한 색상의 실들, 크림 통 비슷해 보이는 것, 자, 라이터 등, 그리고 바늘은 두 개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날의 목표는 귀여운 소 모양의 열쇠고리. 준비된 재료 중 본인이 원하는 가죽 조각들을 가져와서 가죽 뒷면을 전용크림으로 닦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죽은 헝겊보다 두껍고 단단해서 바늘이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바느질할 위치에 구멍을 먼저 만들어야 하더군요. 곡선은 두 구멍짜리로, 직선은 다구멍짜리로. 그리고 제일 신기한 부분은 바늘을 꿰는 부분이었는데요. 가죽 바느질은 한 개의 바늘이 아닌 두 개의 바늘을 이용하더군요. 그래서 바느질할 실의 양쪽에 각각 하나씩 두 개의 바늘을 꿰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매듭을 짓는 일도 바늘로 실 끝부분을 조금 잡고 실 가운데를 뚫어 잡아당겨서 양쪽 바늘에 매듭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생각해보니 보통 헝겊에 박음질을 하면 뒤쪽은 실이 겹쳐지는 모양이 나와야 하는데 가죽 제품들은 양쪽 모두 박음질의 모양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 원인이 두 개의 바늘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의 길이도 중간에 모자라지 않게 바느질할 길이의 3~5배로 충분하게 잘라 사용하라 하더군요. 바느질이 끝나고 난 후 마무리는 실을 조금 남기고 자른 후 라이터로 지져서 빠지지 않게 합니다.
이런 작업으로 수업시간에 작은 명함지갑과 지퍼가 달린 작은 손가방(파우치)까지 만들었습니다. 작업이 끝나고 완성된 제품이 내 손안에 남았는데 그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네요. 내친김에 인터넷에서 가죽 DIY 제품을 찾아서 링크 영상을 보며 한땀 한땀 열심히 손바느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 손으로 완성한 가방이 남았습니다. 캬~ 기분 좋은데요.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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