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1조, 과태료는 300만원”…하이브 ‘굿즈 횡포’ 제재될까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아이돌 굿즈’ 판매로 지난 3년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하이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하이브가 아이돌 굿즈로 거둔 매출액은 총 약 1조2079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하이브 총매출액(6조2110억원)의 19.5%에 해당한다.

 

올해 하이브 매출 비중(1∼2분기)을 보면 전체 매출액(1조13억원) 가운데 음반·음원이 39.4%(3946억원)로 가장 많았고, 굿즈 매출(16.9%) 1698억원은 매출 2위를 차지한 공연(18.7%)이 거둔 188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세 번째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이면에는 ‘횡포’도 있었다. 1조가 넘는 굿즈 매출을 거두면서도 정당한 반품 요구에 대해 환불을 거부·제한하는 등의 부당행위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4대 연예기획사인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가 환불 거부 등의 부당행위를 하고 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제공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운영하는 사이버몰의 홈페이지, FAQ 등에 소비자의 청약철회 가능 기간, 청약철회 제한 사유를 법령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정해 고지해 왔다. 전자상거래법상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3개월까지 철회가 가능하도록 정해져 있으나 모두 위법행위를 한 셈이다. 단순변심, 분실·반송 시 청약철회 가능 기간도 전자상거래법에 맞지 않게 임의로 설정했다. 포장 개봉 시 교환·반품을 제한하기도 하고,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예약판매 기간 이후 주문 취소·교환이 불가하다고 명시했다. 구성품 누락 등의 건도 상품을 개봉할 때 촬영한 동영상을 제출해야만 가능하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당시 하이브의 쇼핑몰 위버스샵 운영사인 위버스는 300만원, 나머지 세 회사의 쇼핑몰 운영사는 각 2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당시 위법 사항을 자진 시정하겠다고 해 과태료를 감경받았다.

 

4대 기획사 가운데 매출 대비 과태료 비율은 하이브가 압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강 의원은 “하이브 측이 낸 과태료 300만원은 굿즈 판매로 번 천문학적인 매출액의 0.000025%에 불과하다”며 제재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분에 ‘굿즈 갑질’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강 의원은 국감을 통해 연예 기획사들의 ‘배짱 영업’을 제재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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