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KT 오재일 “오늘 하루만 생각하고 뛴다”

KT 오재일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4 KBO리그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1회초 무사 1, 3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가을야구는 내일이 없습니다. 그냥 경기하는 그날만 보고 뜁니다.”

 

KT 오재일의 가을야구무대가 서서 달아오르고 있다.

 

오재일의 가을야구는 강렬했다. 2017년 당시 두산 소속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6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5홈런 24타점을 쓸어담았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16 1홈런 10타점으로 맹약을 펼쳤다.

 

공교롭게 이제는 KT 유니폼을 입고 두산과 맞닥트렸다. KT는 2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오재일은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오재일도 와일드 카드 결정전 출전은 처음이다.

 

예열은 마쳤다. 지난 1일 SSG와의 KBO리그 사상 최초 5위 결정전에서 황금 같은 안타를 터트렸다. 1-3으로 지고 있는 가운데 8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때 이강철 KT 감독은 오재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더그아웃에 있었던 오재일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SSG의 바뀐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기회를 이어가는 안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멜 로하스 주니어가 역전 3점 홈런을 작렬, 4-3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그대로 승리해 이날 와이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것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오재일은 “경기 중 한 번은 대타로 나갈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그 타이밍에 대타로 들어갈지는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김광현을 상대로 성적이 좋으니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감독님께 한 번씩 그분이 오신다.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대타를 내보셨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재일은 “경기 후에 감독님께서 ‘너 덕분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나간다’고 하시더라”고 활짝 웃었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고 해도 걱정은 태산이다. KBO리그 통산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이겨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역사는 없다. 모두 4위 팀이 다음 스테이지로 진출했다. 심지어 이날 경기 전날까지 경기를 치른 KT와 달리 두산은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휴식 및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오재일은 “분명 피로도에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경기 초반은 모르겠지만, 막바지에 가면 체력적인 부분이 드러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오재일은 “가을야구는 다음이 없다. 그날만 보고 뛰어야 한다. 그날만 보고”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지막으로 오재일은 “KT가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KT이기 때문에 가능성도 있다. KT니깐 해 볼만 하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오재일은 이날 1회초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작렬하며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고, 덕분에 KT는 4회초 현재 두산에 4-0으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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