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에이스가 무너졌다… 곽빈 1이닝 4실점 충격 강판, 두산에 들어온 빨간불

두산 곽빈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서 조기 강판 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긋지긋한 가을, 반복됐다.

 

프로야구 두산의 ‘토종 에이스’ 곽빈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충격적인 부진이었다. 1회초부터 심각한 난조를 겪었다. 리드오프 김민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피안타가 쏟아졌다. 2번 멜 로하스 주니어부터 5번 오재일에게 모두 안타를 허용했다. 장성우-강백호-오재일의 연속 적시타와 함께 일순 점수가 0-3으로 벌어졌다.

 

끝이 아니었다. 오윤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내주며 힘겹게 첫 아웃카운트를 잡고 황재균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후, 다시 배정대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3루 주자 강백호가 홈을 밟으면서 곽빈의 실점은 4개로 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2루 주자 오재일이 홈 보살에 아웃당하며 이닝의 문을 닫았다.

 

불안함 속에 2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첫 타자 심우준에게 곧장 볼넷을 내주며 또 출루를 내주자, 이승엽 두산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결국 곽빈은 조던 발라조빅에게 공을 내주고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 곽빈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곽빈이 이날 기록한 투구수는 단 36구다. 최고 시속 156㎞, 평균 151㎞를 찍은 패스트볼(19구)을 필두로 슬라이더(7구), 커브(6구), 체인지업(4구)을 섞었다. 패스트볼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주무기인 커브의 위력이 평소보다 떨어졌던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

 

두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등판이라 더욱 아쉽다. 곽빈은 올해 30경기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167⅔이닝 79자책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왔다. 원태인(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까지 올랐을 정도.

 

특히 이날 마주한 KT 상대로는 천적의 모습을 보였다. 6경기에 나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35⅔이닝 6자책점)의 완벽한 숫자를 남겨왔다.

 

하지만 KT와의 상성보다, 가을과 곽빈의 지독한 악연의 힘이 더 컸다. 통산 PS 5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00(18이닝 12자책점)을 기록하던 그다. WC 결정전에는 2번 나서 승패없이 8⅓이닝 6실점을 남겼다. 스텝업을 일군 올 시즌에 달라진 시나리오를 꿈꿨으나, 가을잔치는 곽빈에게 너무나 차가웠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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