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종합격투기 기술로 범인잡는 정해인 님, 어깨 ‘회전근개파열’ 주의하세요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가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봉 10일만에 누적 관객수 500만명을 일찌감치 뛰어넘기도 했다.

 

이번 영화는 법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처벌받지 않은 가해자들이 본인의 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살해되면서 시작된다. 급기야 죄가 명백한 이들만을 잡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 이른바 ‘해치’라 불리며 대중적 영웅으로 떠오른다.

 

해치는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키는 전설 속 동물로 알려져있다. 이에 베테랑 형사 서도철(배우 황정민)과 신입 형사 박선우(배우 정해인)가 연쇄살인범 해치를 추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서도철 형사는 극중 ‘좋은 살인, 나쁜 살인은 없다’는 신념을 갖고 해치를 뒤쫓는다. 마치 ‘정의라고 믿었던 게 진짜 정의가 맞을까’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던지고자 했던 감독 의도가 투영된 것으로 느껴졌다.

 

아울러 이번 영화가 액션범죄수사극인 만큼 도심을 배경으로 한 리얼 격투 액션신들이 압권이었다. 

 

특히나 박선우 형사 역을 맡은 정해인 배우가 종합격투기 유단자로 그려지는데, 오로지 맨 주먹으로 상대 관절을 꺾는 등 특유의 종합격투기 스킬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실제 정해인 배우는 박선우 형사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관절기와 같이 종합격투기 훈련 등에 매진했다고 한다. 

다만 격투신을 보면서 배우들의 관절손상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종합격투기의 경우 상대 상반신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관절을 꺾는 기술들이 다수 동반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관절 꺾기의 경우 주로 맨손이 이용되는데, 팔을 무리하게 비트는 동작을 지속할 경우 어깨 ‘회전근개파열’이 유발될 수도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을 말한다. 이 가운데 특정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을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찌릿한 어깨 통증 외에도 어깨 결림, 근력 약화 증상이 동반돼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 주로 노화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과격한 스포츠 활동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젊은 층에게도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침 치료와 추나요법 등을 비롯한 한의통합치료로 회전근개파열을 치료한다. 침 치료의 경우 어깨 통증 부위의 근육 긴장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를 밀고 당겨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실시하면 어깨관절 기능 안정화와 가동범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환자 증세에 따라 맞춤 처방하는 한약 복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어깨 근육과 인대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 추나요법 등 한의통합치료는 어깨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가동범위를 개선하는 등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 어깨통증장애지수(SPADI; 0~100) 등을 통한 증상 개선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NRS는 입원 당시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평균 5.8에서 퇴원 시 3.5(경증 수준)로 호전됐다. SPADI 또한 51.48점(중증 수준)에서 37.76점(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념을 위해서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든 격투 기술을 연마해 운동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운 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올바른 훈련 패턴과 주의를 요하는 습관으로 부상을 방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통증이 지속된다면 가급적 무도 연마를 당분간 피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권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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