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타이브레이크 접수!…KT의 마법은 잠실로

사진=뉴시스

‘타이브레이크, 문제없다.’

 

프로야구 KT의 마법은 계속된다. 포스트시즌(PS) 막차를 탔다.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5위 타이브레이크서 4-3 승리를 거뒀다. 2020시즌부터 5년 연속 PS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하나 남은 가을 티켓을 거머쥐었다. KT는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잠실로 향한다. 2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른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이 자리에까지 왔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가 이어지며 온전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까닭이다. 4월까지 12승1무20패(승률 0.375·9위)에 그쳤다.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위부터 2위까지 오른 것처럼 기회는 분명히 올 거라 믿었다. 현실이 됐다. 7월부터 속도를 높이며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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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승부였다. 이날 경기로 PS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더욱이 SSG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올해 상대전적서 8승8패로 팽팽했다. 최근 10경기서 8승2패를 거두며 기어이 5강 타이브레이크까지 성사시켰다. 다만, 경험에선 일정 부분 앞설 수 있다. KT는 2021년에도 삼성과 1위 결정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7이닝을 삭제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에 힘입어 승리했다.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이날 KT가 선발투수로 내세운 카드는 엄상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필승카드 소형준, 손동현, 박영현은 물론, 고영표, 웨스 벤자민 등도 뒤쪽에 대기시켰다. 실제로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선취점을 챙겼지만 리드를 오래 가져가지 못했다. 엄상백이 4⅔이닝 4피안타 2실점(2자책)으로 물러난 데 이어 세 번째 투수 고영표도 실점(1⅓이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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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단연 멜 로하스 주니어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춤을 췄다.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상대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에게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엘리아스가 6이닝 동안 내준 유일한 실점이다. 하이라이트는 1-3으로 쫓기던 8회 말이다. 무사 1,3루 찬스서 김광현의 3구를 공략했다. 125㎞짜리 체인지업이 다소 밋밋하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로하스는 이날 KT의 모든 점수를 책임지며 과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어렵게 일군 성과이기에 더 값지다. 이강철 KT 감독은 “힘든 시즌이었지만, 팬들과 그룹 임직원들이 끝까지 열렬히 응원해주신 덕분에 5년 연속 PS에 진출할 수 있었다. 시즌 내내 포기하지 않고 하나로 뭉쳤다다”면서 “어렵게 진출한 만큼, 오랫동안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수원=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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