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2024시즌은 55점”…그래도 김혜성은 더 큰 꿈은 꾼다

“올 시즌 제 점수요? 55점!”

 

내야수 김혜성(키움)의 2024시즌이 막을 내렸다. 매년 이맘때면 여러 감정이 교차할 터. 무사히 시즌을 마친 것에 대한 안도감과 중간 중간 놓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동시에 느낄 듯하다. 특히 김혜성은 올 시즌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꾀하고자 한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린다. 김혜성은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MLB 도전이)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많은 것을 느낀 해였다”고 말했다.

 

올해도 꽤 준수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127경기서 타율 0.326(509타수 166안타) 11홈런 75타점 30도루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137경기 타율 0.335)와 비교해 타율은 소폭 떨어졌으나 장타율(0.446→0.458), 타점 등은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다. 두 자릿수 홈런을 작성한 것 역시 처음이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스스로 100점 만점에 55점만 줬다.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에선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격은 목표했던 것에 미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지난겨울 장타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15개의 홈런을 목표로 세웠다. 전반기에만(73경기)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까이 다가가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54경기) 아치 1개에 그치며 살짝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김혜성은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체력문제라기보다는, 실력 부족”이라고 냉정한 분석을 내놓으며 “전반기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난 뒤 욕심이 커진 것 같다. 기술만큼 멘털이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저조한 팀 순위가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시즌 최종 성적 58승86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키움은 2018시즌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는 등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왔다. 선수 입장에서도 작금의 순위가 퍽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혜성은 “팀 성적이 가장 아쉽다”면서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가을야구를 했다. 2년 연속 PS에 가지 못하니 많이 속상하더라”고 설명했다.

 

 

시즌은 끝났지만, 쉴 틈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이 예고돼 있다. 해외진출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지난 6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앞서 미국으로 건너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과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김혜성은 “걱정이 되긴 한다”면서도 “도전해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계약 규모에 관계없이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국방의 의무도 해결해야 한다. 김혜성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서 동료들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이로 인해 오는 11월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엔 나서기 어렵다. 김혜성은 “국가대표를 참 좋아한다. 좋은 기회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남자로서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 덕분에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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