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회의록 공개했으면”···홍명보 감독도 ‘답답’하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10월 A매치 소집 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답답하다.”

 

 풍파를 직면하고 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중간발표를 시작으로 22일 국정감사까지 예정돼 있다. 10일과 15일 각각 요르단,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 4차전을 앞두고 있는 홍 감독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투명하게 알고 싶다.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을 공개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30일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에 나설 26명의 국가대표팀 선수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10월 A매치 소집 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홍 감독과 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나서 질타를 받았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홍 감독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사퇴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의문점들은 해소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 전후로 매끄럽지 않은 행정 착오가 드러났다. 홍 감독을 선임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홍 감독은 “분명 정상적인 과정이라 들었고, 후보 중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서 감독직을 수락했을 뿐이다. 국회에 가보니 전원 위임 동의 여부 등 다른 말이 나왔다”며 “그동안 있었던 회의록을 협회에서 전체적으로 공개해줬으면 좋겠다.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이 있다. 그거라도 공개해 언론에 전체적으로 평가를 받아보는 게 검증을 투명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협회에서 어떤 식으로 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투명하게 알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10월 A매치 소집 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대표팀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A매치를 앞두고 유럽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뛰는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었다. 현안질의 증인 참석으로 포기했다. 주앙 아로소 코치 혼자 비행기에 올랐다. 홍 감독은 “유럽에 30여명 정도의 선수가 있다. 항상 대표팀에 들어오는 선수를 제외하고 미래 자원들이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이번 명단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보고 싶던 선수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홍 감독이 더욱 답답한 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대표팀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당장 오는 2일 문체부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중간발표를 한다. 22일에는 국회가 국정감사를 열어 이번 사태를 재차 다룬다. 홍 감독은 아직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불릴 가능성이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중간발표는) 문체부의 절차라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게 중요한 건 A매치다. 어떻게 경기를 치르느냐가 지금 상황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10월 A매치 소집 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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