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뇌심부자극술로 증상 완화할 수 있어요”

박광우 가천대 길병원 교수
도파민 의존 없고 수술 위험 적어

박광우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도파민 부족으로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고 26일 밝혔다.

환자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으면 도파민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부작용 없이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보다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가역적인 수술 치료인 뇌심부자극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오른쪽)가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병이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부족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초기에는 우울감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그러다가 도파민 분비가 더 줄어들면 손이나 발이 떨리면서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도파민 관련 약을 먹으면 뇌 안의 부족한 도파민이 보충되면서 환자가 느끼는 증상들은 사라진다. 이때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은 ▲‘종종걸음을 걷게 됩니다’ ▲‘몸이 자꾸 앞으로 쏠려요’ ▲‘손발 움직임이 둔하다고 느낍니다’ ▲‘가만히 있을 때 손발이 떨려요’ ▲‘오래 앉았다가 일어서려고 하면 한 번에 못 일어납니다’ ▲‘처음에 걸으려고 하면 발걸음이 안 떼어집니다’ 등으로 다양하다.

박광우 교수는 “뇌 안에 도파민이 부족했던 환자가 도파민을 보충받으면 환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며 “떨림도 없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지면서 무엇보다 기운이 생긴다. 환자가 삶의 활력을 다시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파킨슨병은 진행되는 병”이라며 “처음에는 잘 듣던 도파민을 올려주던 약의 효과가 이전과 같지 않게 된다”고 짚었다.

의료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도파민 관련 약을 복용한 지 약 5년이 지나면 대부분 약효 지속시간이 짧아진다. 문제는 약의 부작용도 커진다는 것. 환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흔들게 되는 ‘이상 운동증상’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눈에 헛것이 보인다든지, 귀에서 이상한 환청이 들린다든지 하는 정신증이 생기기도 한다.

상태가 이렇다면 환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킨슨병 수술 치료는 머리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전기침을 넣는 뇌심부자극술이 이뤄진다. 전기침은 파킨슨 증상과 관련 있는 뇌의 특정 위치에 심어지며, 이 위치에 전기적 자극을 통해 파킨슨 증상을 개선하게 된다. 즉, 도파민 약의 효과를 전기적 자극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박광우 교수는 “문제는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가 오랜 기간 약에 의존하다가 너무 늦게 뇌심부자극술을 알게 되는 점”이라며 “파킨슨병도 수술을 통해서 부작용 없이 증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수술의 위험성은 존재하지만 매우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선택지로서 뇌심부자극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게다가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일수록 예후가 좋다.

 

뇌심부자극술은 떨림, 경직, 서동증(몸과 행동이 느려짐) 같은 파킨슨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도파민 약물을 대체해 약물 사용을 줄임으로써 약의 부작용과 내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수술은 필요하면 자극을 중단하거나 장치를 제거함으로써 수술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가역적인 치료법이다.

박 교수는 “최근 일부 의료진을 중심으로 파킨슨병 진단 후 3년이 지나면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파킨슨 약의 부작용이 심해진 후기 파킨슨병 환자에게만 선택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사회 속 파킨슨병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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