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위해서라는데···‘4선 도전 여부’ 즉답 피한 정몽규 “내 거취 문제는 신중하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 도전에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4선 도전 여부를 물은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의 추궁에 “내 거취 문제는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 모든 축구 관련 활동이 연임을 위함이라고 말씀하신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결국 역사가 평가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론은 “정몽규 나가”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이 말하는 역사는 무엇일까. 정 회장은 2013년부터 제52대, 53대, 54대 축구협회장을 역임해왔다. 4선 도전 여부를 밝힌 적은 없으나,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면서 4선 도전에 나설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육단체장은 2연임만 가능하다.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발표 때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안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며 4선 도전 여부에 대해 이도 저도 아닌 답변을 내놓았다.

 

또 피했다. 이날도 문체위 의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4선 도전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4선 여부를 묻자 “거듭해서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잘 생각해서 현명하게 결정하겠다”며 “다 열어놓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구협회장은 정몽규 회장이 아니면 안 되냐”고 묻자 “당연히 누구라도 능력 있는 사람이면 얼마든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본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문제의식, 공감 능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것이 맞구나라고 다시 생각했다”며 “이런 무능력,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사건이 아닌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팬들도 그렇지만 이제는 끝나지 않을까 재확인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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