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업’ 亞쿼터 베일 벗는다… ‘中 폭격기’ 신펑부터 ‘日사령관’ 야마토까지

현대캐피탈 덩신펑이 득점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올라간 기대감, 윤곽이 드러난다.

경남 통영에서 연일 뜨겁게 펼쳐지는 프로배구의 ‘프리시즌’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의 남자부 경기가 21일부터 첫 단추를 꿰며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여러 관전포이트 중 도입 2시즌째를 맞이한 아시아쿼터를 향한 관심이 유독 치솟는다. 기존 10개국에 불과했던 대상 국가를 아시아배구연맹(AVC) 65개 회원국으로 확대하면서 눈여겨볼 선수들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KOVO컵이 펼쳐지는 통영 앞바다가 V리그를 두드린 ‘뉴페이스’들의 데뷔 무대가 된 배경이다. 그중 남자부 개막전을 펼친 현대캐피탈의 덩신펑(등록명 신펑)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명장’ 필립 블랑(프랑스) 현대캐피탈 신임 감독은 신펑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해 레오-허수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삼각편대 중책을 맡겼다. 100% 수행했다. 허수봉(19점)에 이어 15득점을 올리며 레오(14점)와 함께 기대대로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성공률도 61.11%로 합격점을 받으면서 팀의 개막전 셧아웃 승리에 공헌했다.

 

204㎝의 준수한 피지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백미다. 강력한 서브와 높이를 앞세운 블로킹도 그가 갖춘 무기다. 현장에서 신펑을 지켜본 타 구단 관계자는 “신체조건이 워낙 좋은데 어느 정도 부드러움도 갖추고 있다. 힘을 바탕으로 한 스윙이 매력적인 선수”라며 “앞으로 더 무섭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전력 야마토 나가노가 경기 도중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전력이 과감하게 지명한 유일한 남자부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도 한국 무대 첫 공식전을 치렀다. 22일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전에서 4번의 세트 모두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팀이 1-3으로 패한 가운데, 가능성과 보완해야할 숙제를 모두 남겼다. 1∼2세트 초중반까지는 특유의 장점인 재빠르고 경쾌한 토스웍을 바탕으로 속공수들과의 호흡도 곧잘 맞춰냈다. 하지만 외인 엘리안을 제외한 토종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 함께 리듬감을 잃으면서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기도 했다.

 

그를 지켜본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은 “연습 때 보여주는 경기력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막 시작을 알린 선수다. 조금씩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다 보면 원래 가진 능력치를 유감없이 보여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바로 그의 멘탈이다. 김 단장은 “한국 첫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게다가 공격까지 안 풀리니까 갈 곳을 잃은 듯한 느낌이었다.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토스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코트 위 사령관, 세터에게 필요한 소통도 그가 채워가야 할 부분이다. 언어의 장벽이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동료들과 코트에서 보내며 커뮤니케이션 부재를 없애야 한다. 김 단장은 “공격수들도 안되니까 말이 없어지니, 코트 에너지 전체가 내려가는 리스크가 보였다. 대회를 거듭하다보면 분명 100%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에 믿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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