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주장’ 비판→찬사로 바꾼 손흥민, 경기력으로 논란 잠재웠다

손흥민이 득점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항상 위협적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또 스스로 증명했다. 경기 직전까지 캡틴 손흥민(토트넘)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최악의 주장’이라는 비난부터 주장 교체설, 이적설 등이 난무했다. 일부 팬들은 6월 계약 만료에도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자 ‘떠날 선수’라고 멋대로 규정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들에 경기력으로 답했다. 풀타임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2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은 2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브렌트포드와의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2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승점 7(2승1무2패)로 10위에 올랐다.

 

 주장다운 팀 플레이가 빛났다. 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은 드리블 후 오른쪽의 브레넌 존슨에게 패스했다. 존슨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시즌 첫 도움이었다. 후반 30분 손흥민은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제임스 매디슨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매디슨은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 키를 넘는 칩슛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비판과 비난 속에서

 

 기록도 기록이지만 이날 손흥민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 이유가 있다. 이 경기 전까지 갖은 비난과 비판 속에 고통의 시간을 보낸 그다. 토트넘의 불안한 출발이 문제였다. 1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2라운드에서 에버튼을 상대로 4-0 승리를 거뒀다.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실패했다.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1-2 패배,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0-1로 패했다. 2연패에 놓였다.

 

 손흥민은 반성의 메시지를 남겼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스널전에서)경기를 지배했지만 또다시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다.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이 발언을 빌미로 손흥민에게 화풀이하기 시작했다. 일부 팬들은 “부끄러운 주장”, “우리가 가진 역대 최악의 주장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팬들과 매체는 9년간의 헌신을 잊은 듯했다. 주장 교체설까지 나왔다. 토트넘과 내년 여름 계약 만료가 되기 때문에 이적설도 쏟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부터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토트넘을 향한 충성심은 확고하다. 지난 6월 A매치 뒤 “이 팀(토트넘)에 뭔가 하나를 남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비난에 경기력으로 답한 그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손흥민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타적인 플레이에 더해진 기록

 

 호평과 더불어 새 기록이 쏟아졌다. 시즌 1·2호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 2위에 올랐다. EPL 개인 통산 64도움을 쌓았다. 토트넘 역대 최다 도움 1위는 1992~2004년 활약한 대런 앤더튼의 68개다. EPL로 확대하면 공동 18위다. 개러스 앨런 시어러(은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유럽 개인 통산 100도움도 달성했다. 유럽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도움을 추가해 통산 100호 어시스트 고지를 밟았다. 

 

 여론도 바뀌었다. 브렌트포드전 공식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MOTM)로 선정됐다. 52.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현지 매체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과 매디슨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7을 줬다. ‘풋몹’은 팀 내 최고인 9.0을 부여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알레스데어 골드는 “항상 위협적이었다. 존슨에게 내준 패스와 매디슨에게 보낸 완벽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바쁜 경기였지만 동료에게 7개의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칭찬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왼쪽)이 경기 중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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