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꿈만 꾸던 그 무대… KIA 변우혁 "KS, 꼭 한 번 서고 싶습니다"

KIA 변우혁이 안타를 때려낸 후 베이스에서 기쁨을 표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KIA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도 없었겠죠?”

 

프로야구 KIA가 기대하는 ‘거포 유망주’ 변우혁은 본래 오렌지색과 뗄 수 없던 선수였다. 고향 강릉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청주로 적을 옮긴 후, 줄곧 한화의 연고 지역에서 싹을 틔워왔다. 천안북일고에 진학해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연고지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까지 입으며 ‘순혈’의 길을 걸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줄곧 입어온 오렌지색 유니폼, 하지만 단 한 번의 변곡점이 그에게 빨간색을 선물했다.

 

◆독수리에서, 호랑이로

2018년 6월 열린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에 1차 지명된 변우혁이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화와 KIA가 2022년 11월 단행한 트레이드였다. 변우혁의 장타력에 주목한 KIA가 최형우, 나성범 등 거포들의 뒤를 이어 타선에 힘을 실을 자원으로 점찍었다. 한승혁, 장지수라는 두 명의 투수를 내주는 결단으로 변우혁의 미래에 과감히 베팅했다.

 

무럭무럭 자라난다. 지난해 83경기 타율 0.225(200타수 45안타) 7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파워에 비해 아쉬운 콘택트로 명암을 내비친 그는 올해도 탄탄한 KIA의 선수 구성 속에 많은 기회는 받지 못했다. 그러나 1루를 맡아오던 이우성의 부상 공백이 천재일우가 됐다. 찬스를 잡고 성장한 코너 내야 수비력과 한결 나아진 공격력을 자랑했다. 64경기 타율 0.293(157타수 46안타) 5홈런 18타점의 성적표와 함께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박차를 가하던 KIA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인 활약들도 더해왔다.

 

◆꿈은 이루어진다

KIA 변우혁이 승리를 거둔 후, 밝은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고된 훈련에도 변우혁의 표정은 밝다. 그는 “항상 ‘욕심을 내지 말자’에 초점을 맞춘다. 복잡한 생각 없이 타석에 서야 결과가 좋아서 타이밍 잡는 거 외에는 신경 안 쓰려고 노력 중”이라며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생각보다 홈런이나 타점이 많이 안 나왔다. 앞에 주자 깔려 있을 때 최대한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팀 정규시즌 1위 등극이 최고의 활력소다. 그는 “학생 때도 준우승만 한 번 해봤다. 이렇게 매직 넘버가 줄어드는 경험이 정말 신기하고 설레었다. 1등 팀에서 야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며 “KIA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팀도 KS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있다. 어느 때보다 떨릴 순간을 기다리는 변우혁은 “기회를 받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난 주전이 아니다. 기회만 달라고 징징거리는 건 의미가 없다. 중간중간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기회도 오는 법”이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긴장과 설렘은 숨길 수 없다. 그는 “KS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고, 꼭 한 번쯤은 서고 싶은 곳이다. 그런 상상도 많이 한다. 하지만 엔트리에 들어갈지, 기회가 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라며 “멋진 팀의 백업으로서 지금의 역할에만 집중할 뿐이다. 언제 나가도 경기 감각이 뒤처지지 않게끔,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과 페이스와 분위기를 맞출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IA 변우혁이 안타를 치고 출루해 이현곤 주루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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