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천만시대, 일자리가 희망이다②] 노년층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일 할 건강·학력 충분해

②건강에 유익한 노인 일자리
-베이비붐 세대 총인구의 14%…노인 일자리 인구 확대
-건강·역량 모두 10년새 향상…60·70대 인터넷 이용률↑

 “코로나19로 운영하던 학원이 폐업해 자기 연민과 자격지심으로 시간을 보내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안전점검표에 따라 지하철 역사 내 시설을 확인하는 업무입니다. 일터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동료가 있고, 무엇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 삶이 건강해졌습니다. 늦었다고 두려워하는 시니어에게 노인 일자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서울 종로구 시니어승강기안전단에서 일하는 김모(71)씨)

 

 “실직 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잡념도 많아지고 운동 부족으로 서서히 건강도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습니다. 노인 일자리 활동으로 매일 운동과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보약 같은 인생의 전환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경기 고양시 안전실버지킴이로 일하는 이모(81)씨)

 

 고령 인구가 증가하자 은퇴 이후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꾸준한 자기 관리 등으로 과거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졌고, 일하는 데 필요한 학업 능력도 향상돼 사회 구성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아가 6·25전쟁 이후인 1955년에서 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2028년까지 노년층 세대로 들어오면서 일할 수 있는 고령자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19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노년층의 건강 상태와 역량은 과거보다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기준 ‘전반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65~74세, 75세 이상 고령자는 각각 32.8%, 18.9%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보다 65~74세에선 9.9%포인트, 75세 이상에선 5.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한 비중은 10년 전보다 감소했다.

 

 특히 이들은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았다. 2022년 65~74세 고령자는 건강 관리를 위해 아침 식사(91.5%), 정기 건강검진(89.5%) 등을 실천했으며 75세 이상 고령자도 아침 식사(93.6%), 정기 건강검진(82.3%)을 높은 비율로 지키고 있었다. 10년 전보다 65~74세, 75세 이상 고령자 모두 정기 건강 검진, 규칙적 운동, 적정 수면 실천율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받은 수준도 높아졌다. 75세 이상 고령자는 초졸 이하는 감소한 반면, 고졸 이상은 증가했다. 2020년 기준으로 65~74세의 49.3%, 75세 이상 고령자의 22.8%는 고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각각 21.7%포인트, 8.6%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보급 등의 영향으로 노인들의 인터넷 이용률도 높아졌다. 2021년 인터넷 이용률은 60대 94.5%, 70대 이상은 49.7%로 2015년보다 34.9%포인트, 31.8%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특히 2020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62만~92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신(新) 노년 세대’로 진입하면 일할 수 있는 고령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 총인구의 13.8%인 약 713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소득 및 자산 수준이 양호하고 경제 활동 외에도 사회 기여 활동 등에 관심이 크고, 건강·경제적 안정·개인 생활 향유 등 과거에 비해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세대로 진입한 신노년 세대는 60% 이상이 고졸 이상의 학력자로, 기존 노년 세대(41%)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다. 또 기존 노년 세대(67.8%)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많은 81.8%가 신노년 세대 중에선 근로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직업 경험이 풍부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대거 진입하면서 보수가 높은 사회 서비스형·민간형 노인 일자리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도 향후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충 방안으로, 2027년 노인 인구의 10% 수준으로 노인 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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