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손오공’ 성공하는데, 韓 게임 업계 ‘비상’

‘검은 신화 : 오공’ 대표 이미지. 게임 사이언스 제공 

 

‘원신’, ‘왕자영요’ 등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중국이 PC·콘솔 게임으로 국내 게임 업계를 긴장에 빠뜨리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판매 중심의 모바일 게임에 치중한 한국 시장에 경종을 울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게임 사이언스가 개발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검은 신화 : 오공’은 지난달 20일 발매한 뒤 3일 만에 1000만장 판매 돌파, 2주 만에 전 세계에서 18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오공은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PC·콘솔 게임이다. 손오공이 인도에서 불경을 들여온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려한 액션과 중간중간 전개되는 스토리텔링이 흥미를 돋운다. 특히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된 고품질 그래픽이 글로벌 유저들의 환심을 사로잡는다.

 

6년간 개발비 약 750억원을 투자한 노력은 다양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에서만 8억524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기 덕분에 콘솔(플레이스테이션 등) 판매도 8월 한달간 800% 가까이 올랐다. 

 

중국의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은 중국 정부와 산시성 관광청의 지원을 받아 산시성의 명소를 배경으로 사용한다. 중국의 유명 문화재 36개가 등장하는 데 이중 27개가 산시성에 있다. 

 

덕분에 관광객이 크게 몰렸다. 올해 산시성 현지 여행사 예약은 지난해보다 30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시톈 사원도 올해만 2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게임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로써 중국은 저평가받던 과거에서 벗어나 강력한 게임 개발력을 갖춘 국가로 우뚝 서게 됐다.

 

국내 게임 업계는 비상이다. PC·콘솔 게임 등과 같은 대작을 제작하려면 장기간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기에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콘솔 시장 등에 선보일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시장 성장세에 맞춘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 시장 규모는 591억4100만 달러(약 79조원)를 기록했다. 전체 게임 시장의 28.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이 내년 상반기 출시 목표로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 ‘퍼스트 버서커:카잔’을 준비중이지만 중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업계에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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