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를 향해] 든든한 베테랑 버팀목…KIA가 ‘더’ 강해진 이유

사진=뉴시스

‘그들이 있기에, KIA는 더 강하다!’

 

프로야구는 종종 마라톤에 비유된다. 정규리그만 하더라도 144경기 긴 레이스를 완주해야 한다. 아무리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고 해도 항상 웃을 수만은 없다. 수많은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점점 더 ‘베테랑’의 가치가 높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기 내·외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기본, 활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왕좌를 향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KIA도 마찬가지. 투타서 양현종, 최형우가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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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이라 쓰고, 대투수라 읽는다

 

올해도 ‘에이스’ 양현종의 발걸음은 묵직하다. 11일 기준 27경기서 11승23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꾸준하다. 162이닝(경기 당 평균 6이닝)을 소화했다.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치. 토종 자원 가운데선 가장 높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전처럼 힘으로 상대를 윽박지르긴 어렵다. 구속 대신 노련한 제구력으로 허를 찌른다. 올 시즌 처음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적응한 모습이다.

 

의미 있는 발자취도 대거 남겼다. 대표적인 부분이 탈삼진이다. 리그 최고의 ‘닥터 K’가 됐다. 올 시즌 123개를 더했다. 통산 2070개로, 송진우(전 한화)가 가지고 있던 2048개를 뛰어 넘었다. 동시에 2014시즌부터 10년 연속(2021시즌 미국 진출) 세 자릿수 탈삼진을 완성했다. 이강철 KT 감독과 장원준(전 두산)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지난 7월 10일 잠실 LG전도 특별했다. 400번째 선발 등판 경기였다. 리그에서 오직 양현종만이 허락받은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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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혹의 4번 타자, 최형우의 시간이다

 

최형우는 가히 ‘살아있는 전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110경기서 타율 0.282(408타수 115안타) 21홈런 등을 마크했다. 변함없는 해결사 본능을 자랑한다. 득점권에선 타율이 0.336까지 오른다. 벌써 105타점을 수확했다. 통산 8번째,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부상으로 한 차례 자리를 비웠음에도 거침없다. 최형우가 든든하게 4번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후배들도 날개를 달았다. 올해 ‘슈퍼스타’로 거듭난 김도영 역시 예외가 아니다.

 

1984년생. 불혹의 나이에도 에이징 커브(Aging Curve·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것)는 남의 일이다. 전성기 시절을 재연하는 듯하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세월은 위대한 기록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10일 광주 SSG전서 통산 500개 2루타를 채웠다. 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초다. 6월12일 인천 SSG전에선 이승엽 두산 감독을 넘어 리그 최다인 4078루타를 달성했다. 7월9일 잠실 LG전에선 국내 최고령 만루 홈런(40세6개월23일)까지 거머쥐었다.

 

이혜진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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