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업고… 김명훈 9단, 농심신라면배 2연승 질주

한국 바둑 대표팀의 김명훈 9단이 8일 열린 이야마 유타 9단과의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기분 좋은 연승, 1차 대회를 마쳤다.

 

한국 바둑대표팀의 김명훈 9단은 7일 중국 지린성 옌지의 농심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4국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188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꺾었다.

 

2연승 행진이다. 전날(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중국의 커제 9단과의 맞대결에서 행운의 시간승을 거둔 김 9단은 이날 승리로 마저 기세를 높였다.

 

쉽지 않은 한판이었다. 일찌감치 상대를 압박하며 중반까지 대국을 주도했으나, 초읽기에 들어가며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진 끝에 90%가 넘던 인공지능 승률이 완전히 내려앉는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무너지지 않았다. 다시 숨을 고르고 침착하게 대국을 펼쳤다. 마찬가지로 승부처에 몰린 이야마 9단이 막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틈을 파고들어 짜릿한 재역전승을 일궜다.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한국의 김명훈 9단(왼쪽)과 일본 이야마 유타 9단이 대국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김 9단의 대회 첫 승, 첫 연승이 모두 나왔다. 2017년 제19회 대회에서 승리 없이 퇴장했지만, 7년 만에 다시 밟은 대회에서 기분 좋은 기록을 쌓았다.

 

김 9단의 연승과 함께 한국 대표팀도 웃었다. 대회 첫날(5일) 선봉 설현준 9단이 커제 9단에 반집차 역전패를 당해 남았던 아쉬움을 털었다. 계시기를 누르지 못한 커제의 치명적인 실수가 불러온 나비효과다. 덕분에 한국은 ‘끝판왕’ 신진서 카드를 여전히 남겨둔 채, 중국과 일본의 기사들을 지워내며 남은 일정을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게 됐다.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 신라면배는 3개국이 각 5명의 선수로 대표팀을 꾸려 맞붙는 국가대항전이다. 이기는 선수가 질 때까지 대국을 펼치는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약 6개월에 걸쳐 1∼3차 대회로 나뉘어 긴 호흡으로 열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2승1패로 옌지에서의 1차 대회(1∼4국)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한국은 오는 11월 30일부터 부산 농심호텔에서 2차 대회(5∼9국)에 임한다. 연승을 달린 김 9단이 제5국에 나서 중국의 2번째 주자 판팅위 9단을 상대로 연승 보너스 1000만원이 걸린 3연승에 도전한다. 상대전적은 김명훈 9단이 3승 1패로 앞서있다.

 

상금 5억원을 차지할 우승국은 내년 2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3차 대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16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최다 우승국에 올라있는 한국은 대회 5연패와 17번째 트로피를 동시에 조준한다.

 

한편,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4국에서는 중국 선봉 루이나이웨이 9단이 역대 대회 첫 3연승을 질주했다. 6일 김종수 9단(한국), 전날(7일) 요다 노리모토 9단(일본)을 꺾었던 루이 9단은 이날 한국의 2번째 주자 서능욱 9단까지 218수 만에 불계승으로 꺾었다.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왼쪽)이 8일 열린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에서 한국의 서능욱 9단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옌지=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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