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가 눈에 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그동안 A매치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매진 행렬을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연이어 불거진 이슈로 팬들의 지지가 예전만 못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홍 감독 선임 절차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박주호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홍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더군다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감독 선임 논란을 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홍 감독,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까지 소환해 선임 과정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일부 좌석의 티켓 가격을 인상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악마가 주로 응원하는 레드석은 3만 5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다. 2등석 S구역과 A, B구역 등은 각각 1만원씩 상승해 5~7만원선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협회는 티켓 가격 인상 명분으로 홈팀과 원정 응원석에 가격 차별을 금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가이드라인을 내세웠다. 하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다는 의심까지 받는다. 이미 협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보이콧을 언급하며 협회의 운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이어 6만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서 매진 행렬을 보여줬지만 이날은 달랐다. 3월에도 일반 예매 하루 만에 전석 매진된 것과는 차이가 크다. 3월 21일 태국전(64912명), 6월 11일 중국전(64935명)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지난해까지 범위를 넓혀도 10월 13일 튀니지전(59018명)에서만 6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경기를 10분여 앞둔 상황에서 3000석이 넘는 좌석이 예매가 가능한 상태다. 경기장 한쪽에는 빈자리가 눈에 띌 정도다.
팬들의 분노는 소개 영상에서도 표출됐다. 지난해 원격 근무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던 클린스만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홍 감독이 소개될 때 야유가 쏟아졌다. 성난 팬심은 관중석과 야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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