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출격 준비 완료···‘신구조화’, ‘손흥민 A매치 기록 경신’ 가능할까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발을 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홍명보호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 나선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피파 랭킹 96위로 23위인 한국보다 73계단 밑에 있어 전력상 크게 앞선다. 오는 10일 2차전에서 맞붙을 오만(76위)도 한 수 아래다. 만약 두 팀을 상대로 고전하거나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싸늘한 여론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여유는 없다. 지난 2일 소집을 시작으로 3일 오후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소속팀 일정으로 늦게 입국한 해외파들이 합류했고, 4일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인 완전체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 기회가 적었던 만큼 홍명보호는 단기간에 전술적인 부분과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승리를 위해서도, 기록을 위해서도

 

 대표팀의 기둥인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왼쪽 윙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2일 홍 감독은 “손흥민은 지금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게 왼쪽 사이드에 있으면서 앞 공간을 활용하는 거란 걸 충분히 알고 있다”며 “우리 다른 선수들과 어떤 조합을 맞추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팔레스타인전은 팀을 위한 승리뿐 아니라 손흥민 개인 기록도 달려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중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6차전(1-0 승)에서 개인 통산 A매치 127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이날 출전으로 이영표(은퇴)와 동률을 이뤄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4위가 됐다. 이번 팔레스타인전에 출전하면 A매치 128경기로 단독 4위에 오른다. 해당 부문 1위는 차범근 전 감독, 홍 감독이 기록한 136경기다.

 

 최다골 기록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A매치에서 총 48골을 기록해 단독 3위에 올라있다. 이번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면 A매치 통산 50골의 황선홍 감독(대전 하나시티즌)이 기록한 50골과 타이를 이루고, 해트트릭을 하면 단독 2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해당 부문 1위는 차 전 감독의 58골이다.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대표팀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설영우, 이강인이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구조화

 

 홍 감독이 조합을 강조한 만큼 베테랑과 신예들의 조화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표팀엔 어느 때보다 2000년대생이 많다. 김문환(대전)의 부상으로 2002년생 황재원(대구 FC)이 대체 발탁되면서 선수단 26명 가운데 8명이 2000년대생이다. 양민혁(강원), 이한범(미트윌란), 황문기(강원), 최우진(인천)은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새얼굴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파 베테랑들은 소속 팀 일정으로 늦게 합류해 피로를 다 풀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선다. 홍 감독이 이를 대비해 젊은 선수들의 기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주어진 기회를 경험으로 축적해야 한다. 엄지성(스완지), 양민혁과 같은 젊은 2선 자원과 더불어 전 포지션에 거쳐 좋은 컨디션을 보인 젊은 피들이 중요한 이유다. 더불어 이번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9월 두 경기뿐 아니라 내후년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활약해야 하기에 베테랑들의 노하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 대해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하면 시즌 중반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장거리 비행하면서 대표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스쿼드를 단단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원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유럽파들의 상황을 최대한 배려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 황인범과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3계단 차이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한국은 팔레스타인보다 크게 앞선다. 방심은 금물이다. 유럽 출신 귀화 선수들을 경계해야 한다. 중동 축구계는 이민 가정 등 출신으로 유럽 무대에서 뛴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추세다. 팔레스타인 역시 마찬가지로, 전열 곳곳에 유럽 축구를 배운 귀화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공격수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다. 아부 알리는 덴마크에서 17세, 18세, 19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유럽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집트 명문 알아흘리에 입단해 19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지난 3월부터 팔레스타인축구협회의 부름을 받아 6월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더불어 스웨덴에서 성장해 A대표팀 경기까지 소화했던 공격수 오마르 파라이(AIK), 미드필더 무스타파 지단(로센보르그)도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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