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팀 사령탑도 주목한 하나은행 박소희 “인상적이네요”

사진=WKBL 제공

“77번이 눈에 띄네요.”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과 후지쯔 레드웨이브와의 박신자컵 조별예선. 수장은 물론 적장도 주목한 이름이 있다. 가드 박소희(하나은행)다. 경기는 패했지만 박소희의 움직임은 충분히 다음을 기약할 만했다. 1쿼터에만 2개의 3점 슛을 넣는가 하면 4쿼터엔 볼 핸들러 역할까지 수행했다. 버크 토즈 후지쯔 감독은 ‘하나은행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묻는 질문에 “77번”이라고 답했다. “1쿼터에 많이 당했다. 어시스트도 잘하더라”고 끄덕였다.

 

박소희는 2021~2022시즌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2순위로 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누구나 그렇듯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데뷔 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부족한 것들을 채워 나갔다. 두 번째 시즌서 26경기서 평균 4.4득점 1.9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올리며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즌엔 무릎 부상으로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래도 평균 6.6득점 3.4리바운드 1.6어시스트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보여줬다. 

 

이번 여름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생겼다.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 긴 시간 뛴 것은 아니지만 큰 무대 경험은 또 다른 배움의 장이었다. 박소희는 “대표팀 언니들과 호흡을 맞추고, 또 외국 선수들을 상대해 봤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운을 뗀 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조금은 힘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싸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예전보다는 여유 있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팀 내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은 듀얼가드로서의 가능성을 엿봤다. 김도완 감독은 “사실 (박)소희를 1번으로 키우기 위해 여러 포지션을 시켜봤다. 버텨주는 힘이 약했는데,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들어왔더라. 상황에 따라 1번을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소희는 “어떤 자리가 편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감독님 지시에 맞게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1~3번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새 시즌에도 상승곡선을 이어가고자 한다. 비시즌 부지런히 움직였다. 프랜차이즈 스타 신지현이 신한은행으로 떠났으나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양인영, 김시온, 김단아를 모두 붙잡았다. 외부 시장서 진안을 영입하며 골밑에 무게감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시아쿼터로 와타베 유리나도 영입했다. 높아진 건 주변의 기대치뿐만이 아니다. 박소희를 비롯한 선수단 역시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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