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훈련은 사실상 하루...홍명보 감독은 컨디션 관리에 초점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소집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홍명보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지난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2차전을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홍명보호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치르고 이어 10일에는 오만 원정 경기를 갖는다.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으로 확대돼 본선 진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동안 아시아 예선을 평탄하게 치른 적이 많지 않았기에 첫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숱한 비판 속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에게도 중요한 일전이다.

 

◆“두려움도 있다”

 

홍 감독이 10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고사했던 자신의 입장을 뒤집으면서 숱한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금도 홍 감독을 둘러싼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번의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꾸준히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실패를 경험했다. 2013년 7월 부임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재임 기간 5승4무10패, 승률 26%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2000년대 이후 지휘봉을 잡은 축구 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낮은 승률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나서면서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다. 예전에는 그런 감정(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참 많이 있다”면서 “실패를 한 번 해봤기에 생각들이 있다. 다행히 그때보다는 많은 경험을 했다.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이겨나가기 위해서 시간 투자도 하고 노력하면서 배웠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10년 동안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라는 질문에는 “흰머리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웃은 후 “외적인 것도 그렇지만 내적으로도 많이 달라졌다”고 바라봤다.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컨디션 관리

 

훈련 첫날인 2일에는 19명(K리그 12명·해외파 7명)만 모였다. 18명 중에서 컨디션이 온전한 주민규, 박용우, 정승현, 송범근만 필드 위에서 정상 훈련을 진행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회복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이 늦게 끝나 3일 순차적으로 합류했다. 홍 감독 체제에서 치러지는 첫 소집인 만큼 3일 이틀 차 훈련을 오후 늦게 시작해 선수단 전체가 모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홍 감독 체제의 방향성을 전달하는 데 의의를 뒀다.

 

사실상 완전체가 온전히 훈련할 수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전 하루 전날인 4일 뿐이다. 홍 감독은 “그동안 꾸준히 이런 상황이었다. 충분히 다 알고 있다”면서도 “주축 선수들이 휴식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서 팀을 위한 좋은 방안을 강구하겠다. 선수들에게 좋은 방향이 곧 팀에게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축구 대표팀 엄지성이 훈련 중 활짝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깜짝 데뷔전 치르나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은 장거리 비행 속에서도 꾸준히 대표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전술에서도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다. 다만, 유럽파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일부 포지션에서 대체 자원들도 나설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엄지성(스완지), 양민혁(강원FC)과 같은 젊은 2선 자원들이 포함됐다. 전 포지션에 걸쳐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인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예선에서 상대가 누구든 방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 경기 상대인 팔레스타인(FIFA 96위)에 전력상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2일부터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이 빡빡한 일정과 장거리 비행을 경험한 유럽파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축구 대표팀 양민혁(맨 오른쪽)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하면 시즌 중반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장거리 비행하면서 대표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스쿼드를 단단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원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유럽파들의 상황을 최대한 배려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돌아봤다.

 

고양=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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