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한 박세웅&나균안, 멈춰있던 가을 시계 움직일까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지금부터가 진짜다.’

 

여전히 힘겹지만, 조금씩 ‘가을’이 가까워진다. 프로야구 롯데가 진격 모드로 전환 중이다. 8월 22경기서 14승8패를 기록, 삼성(17승7패)에 이어 월간 승률 2위에 자리했다. 한때 회자됐던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분위기다. 8월 초만 하더라도 9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린 동시에, 5강과의 거리도 많이 좁혔다. 시즌 성적 56승3무62패를 기록, 5위 KT(62승2무63패)와 2.5경기 차다. 6위 한화(57승2무63패)는 승차 없다.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가장 반가운 대목은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부활이다. 올 시즌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빠졌다. 7월까지 20경기서 6승7패 평균자책점 5.11에 그쳤다. 승리 시계 또한 6월 27일 부산 KIA전에 멈춰 있었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이 등판한 날 연승이 끊기는 일이 많아지면서 심리적으로 압박도 많이 받았다. 일어섰다. 지난달 27일 홈에서 ‘천적’ 한화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을 마크하더니 1일 잠실 두산전에선 6이닝 1실점을 작성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나균안도 반성의 시간을 마치고 돌아왔다. 1일 경기서 구원 등판했다. 6월 26일 징계성 2군행 지시를 받은 지 67일 만이었다. 개막 전 사생활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던 나균안은 선발 등판 전날 술자리에 참석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구단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사죄했다.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에 대해 깊이 고찰한 나균안은 복귀 첫 날 2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롯데의 강점은 날카로운 방망이에 있다. 팀 타율 0.283으로, KIA(0.300)에 이어 전체 2위다. 경기 중 타구에 맞은 손호영도 다행히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마운드다. 5.02로 리그 8위다. 선발(5.12), 불펜(5.25) 할 것 없이 불안요소가 많다. 10개 구단 중 역전패(28패)가 가장 많은 배경이다. 롯데는 현 시점서 가장 적은 경기를 소화했다. 그만큼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현수 등 새로운 얼굴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각성한 박세웅, 나균안이 제 몫을 해준다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9월 성적에 따라 한 해 농사 결과가 좌지우지된다. 2017시즌 멈춰있는 가을을 향해 나아간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