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초읽기다.
올 시즌 KBO리그의 흥행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호랑이 군단’의 기세가 뜨겁다. 1위 독주 체제로 시즌을 헤쳐온 KIA가 드디어 정규시즌 우승을 목전에 뒀다. 본격적인 매직넘버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숫자 ‘12’만 지워내면 KIA는 단일리그 기준 7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빚어낸다.
잔여일정 출발을 알린 KIA는 시작부터 중요한 시리즈를 펼쳤다. 4.5경기 차에 있던 2위 삼성과의 대구 2연전이었다. 보란 듯이 이겨냈다. 첫날(8월31일)에는 화끈한 타격전으로 15-13 승리를 거두더니, 이틀째(1일)에는 0-5를 뒤집는 짜릿한 역전으로 2승을 챙겼다. 격차를 6.5경기까지 벌리면서 사실상 우승 9부능선을 넘었다.
KIA가 남은 18경기에서 12승만 챙기면, 삼성은 잔여 경기 전승(17승)으로도 승률에서 KIA를 넘을 수 없다. KIA가 이기거나 삼성이 패할 때마다 숫자는 줄어든다. 두 경우가 겹치면 숫자는 더 가파르게 떨어진다. KIA가 잔여경기 5할 승률(9승9패)만 사수해도 삼성은 최소 15승(2패)이 필요하다. 야구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향후 8∼9승이 실질적인 KIA의 매직넘버라고 내다보는 중이다.
흠잡을 데 없는 공격력과 함께라면 변수는 없다. 올 시즌 유일한 팀 타율 3할(0.300) 구단이다. 역대 2번째 40홈런-40도루 및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리는 김도영과 나이를 잊은 ‘해결사’ 최형우, 부진을 딛고 살아난 ‘캡틴’ 나성범 등 슈퍼스타가 즐비한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심지어 테이블세터진(0.315), 하위 타선(0.292) 타율도 모두 리그 1위다. 말 그대로 공포의 타선이다.
마운드가 노출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던 이유기도 하다. KIA는 올해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그리고 제임스 네일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이 크게 휘청거렸다. 최지민-장현식-전상현-정해영 등이 버티는 불펜진도 부상과 부진 속에 압도적인 힘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발톱이 부족한 모든 것을 메워줬다.
이대로 시즌 80승을 향해 달린다. 2일 기준 유일한 70승 돌파(75승2무49패·승률 0.605) 팀인 KIA가 이 고지까지 선점한다면, 정규시즌 우승 확률 94.7%(18/19)와 한국시리즈(KS) 우승 확률 73.7%(14/19)의 든든한 숫자를 등에 업는다. 구단 역사로는 2009년(81승), 2017년(87승) 이후 3번째 80승 돌파기도 하다. 그 두 번의 시즌 모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KS에 닿기만 하면 한 번도 빠짐 없이 트로피를 들었던 좋은 기억은 덤이다. 이대로 ‘V12’를 향해 진격하는 호랑이들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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