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텔레그램과 딥페이크, 기술이 범죄 도구로 전락하지 않게

 디지털 시대는 많은 편리함과 혁신을 가져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 예상치 못한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최근 텔레그램이 범죄의 온상으로 변질하고,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되는 현실은 어두운 그림자를 여실히 드러냈다. 기술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혜택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그 기술이 어떻게 악용되어 사회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지를 경고한 사건들이다.

 

 텔레그램은 사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높은 보안성을 제공하는 메시징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곧 범죄자들에게 완벽한 은신처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법적인 정보의 유통, 마약 거래, 성 착취물 유포 등 각종 범죄가 텔레그램 내에서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비밀 대화 기능과 자동 삭제 메시지 기능은 범죄자들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최근 텔레그램의 CEO가 구속된 사건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는 단순한 기술 제공자가 아니라, 그 기술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여기에 더해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은 디지털 범죄의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은 일부의 유명인에게만 국한됐던 범죄가 이제는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처음에는 오락이나 예술적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명예훼손과 성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며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성이 보장된 플랫폼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될 경우, 그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확대된다.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합성된 영상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으며, 이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는 위협이 된다.

 

 법적 규제와 기술적 대응이 중요하다. 딥페이크와 같은 기술이 악용되지 않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이 불법 콘텐츠를 감지하고 차단하는 기술적 솔루션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더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방관을 그냥 두고 보아서도 안 된다. 그들에게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함이 마땅하다.

 

 플랫폼 운영자는 그들의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사회 전반에서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과 같은 취약 계층에게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강조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는 기술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위험을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혜택이 진정한 이익으로 남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경각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 뒤에는 항상 경계해야 할 위험이 존재한다. 텔레그램과 딥페이크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은 그 자체로는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이 범죄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경각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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