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번진 딥페이크 성범죄…소속사 줄줄이 칼 빼들었다

그룹 뉴진스의 민지, 다니엘, 하니, 해린, 혜인 (왼쪽부터).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다른 사람의 얼굴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가요계까지 번지면서 소속사와 가수들이 줄줄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4대 기획사이자 걸그룹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는 딥페이크 범죄와의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JYP는 “최근 당사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현재 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또 전문 법무법인과 함께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면서 “아티스트의 권익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와이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서 가수 권은비도 최근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 딥페이크 합성물을 유포한 이들을 형사 고소했다. 소속사는 “권은비의 초상을 합성해 허구의 음란성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를 한 자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다수의 게시물을 취합해 1차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도 지난 6월 “아티스트 초상을 합성해 허구의 사진을 유포·판매하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소속사는 일부 가해자들이 1심 판결에서 형사처벌이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딥페이크가 심각한 사회 범죄로 번진 가운데 가요계가 잇따라 대응에 나선 건 K팝 가수들에 대한 성범죄영상물이 도를 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 세계에 확산된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에 국내 연예인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가 지난해 7~8월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9만5000여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딥페이크 음란물 등장인물 중 절반 이상인 53%가 한국인이다. 최다 표적이 된 상위 10명 모두 가수 또는 여배우였는데 이중 8명이 한국인 가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한국인 가수들은 딥페이크 성착취물 영상 1595개에 등장했으며 총 조회 수는 561만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보고서를 인용하며 “가짜 음란물을 생성·유포하는 세계적인 문제의 진앙이 한국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한국이 딥페이크 음란물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며 “만연한 성희롱 문화 속에서 기술 산업 발전이 디지털 성범죄의 폭발적 증가를 불러왔다”고 전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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