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승 위업 앞에서도…김태형 감독은 팀을 먼저 떠올렸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700승 너무 기쁘지만…”

 

김태형 롯데 감독이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31일 잠실 두산전서 7-4 승리를 거뒀다. 사령탑으로서 700승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두산서(2015~2022년) 745승, 롯데(2024년~)서 55승을 더했다. KBO리그에서 김태형 감독 포함 단 8명만이 밟은 고지다.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김경문(930승), 강병철(914승), 김영덕(707승) 감독의 뒤를 이었다. 현역 가운데선 올 시즌 중반 돌아온 김경문 한화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투타 조화가 잘 맞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김진욱이 4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실점(3자책)을 기록,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탈삼진을 7개나 잡아내는 등 전체적으로 힘이 느껴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한현희(1이닝), 구승민(1⅓이닝), 김상수(⅔이닝), 김원중(1⅓이닝) 등도 실점 없이 뒤를 받쳤다. 타선 역시 활발했다. 빅터 레이에스가 3안타 3타점으로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전준우(1홈런 2타점), 손호영(2안타 2득점) 등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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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가장 먼저 김진욱의 이름을 꺼냈다.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경기 흐름상 어쩔 수 없이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 투수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책임지고 잘 해줬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자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홈런으로 흐름을 확실히 이끌어준 전준우와 (시즌 내내) 꾸준히 출장하며 중심 타선을 지켜주는 레이예스도 칭찬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700승이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하게 돼 더욱 의미가 남다를 터. 김태형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700승을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개인 기록인 700승보다는 롯데 팬들을 위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캡틴’ 전준우는 “올 시즌 감독님 700승을 우리 선수단과 함께 선물해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롯데에서 70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게 주장으로서 노력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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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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