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에서도 울려 퍼진 ‘금빛 총성’...조정두, 한국 첫 금메달

조정두가 2024 파리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장애인 사격도 힘을 낸다.

 

조정두는 30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패럴림픽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다. 장애인 사격은 R2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이윤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열린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샤토루에서의 좋은 기억을 한국 장애인 사격이 패럴림픽에서 이어가고 있다.

 

군 복무 중이었던 2007년 뇌척수막염 진단을 받은 조정두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후유증으로 척수 장애인이 됐다. 국가유공자 지위를 얻었음에도 걷지 못하는 현실에 크게 좌절한 그는 8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다. 온라인 슈팅 게임에만 몰두한 그는 보훈병원 체육관장의 권유로 사격을 접했다. 그리고 인생의 2막을 열었다. 한국 장애인 사격 간판으로 거듭난 조정두는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성과를 냈다.

 

패럴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첫 10발에서 98.9점을 쏴 2위로 기분 좋게 출발한 조정두는 이후 흔들렸다. 11번째 발부터 15번째 발까지 5발 중 4발을 10.0점 밑으로 쐈다. 16번째 발이 지났을 때는 나르왈과 0.9점 차 3위를 기록했다.

 

이후 놀라운 추격이 시작됐다. 17번째 발에서 10.4점을 쏜 이후 고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20번째 발까지 198.9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켰다. 23번째 발에서 나르왈을 3.7점 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윤리가 2024 파리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같은 날 이윤리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과 금메달 모두 장애인 사격에서 나왔다. 이윤리는 당초 메달권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3번째 발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24번째 마지막 발에서 다리 강직 여파로 6.8점을 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