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향하는 송성환·박준영 "어렵게 잡은 기회, 모든 것 쏟아붓겠다"

-입단 테스트 통해 BTS노이슈타트 입단 확정
-윤영환 남양주FC U18 감독 "최선을 다해 성장해주길"
독일 5부 리그 BTS노이슈타트에 입단한 박준영(맨 왼쪽)과 송성환이 폴커 팔부쉬 감독(가운데)와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두 선수의 입단을 환영했다. BTS노이슈타트 공식 인스타그램

‘암흑의 밤일지라도 끝은 올 것이고, 태양은 곧 떠오를 것이다.’

 

문학 거장 빅토르 위고의 명작 ‘레미제라블’의 한 구절이다. 누군가에게 시련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으면 곧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7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희망을 찾아 독일로 떠난 두 젊은 선수가 있다. 학연, 지연이 팽배한 한국 체육계에서 명문 중·고·대, 그리고 연령별 대표팀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한 선수에게는 ‘실패자’라는 선입견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길만이 정답은 아니다. 언젠가 비출지 모르는 빛을 찾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다면 분명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두 선수는 단호한 결의를 다지며 생존의 길을 나선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그 험난한 길을 나선 남양주FC U18 소속의 손성환과 박준영(이상 18)을 만났다.

 

◆새로운 도전

 

송성환과 박준영은 지난 7월 독일로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남양주FC U18팀은 물론 중학교 시절부터 두 선수를 지도했던 윤영환 감독과 상의해 현지 U19 구단은 물론 성인 구단까지 모든 문을 열어놓고 실력과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자는 큰 방향과 목표를 설정했다. 윤영환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2003년 전국대학 선수대회 득점왕 출신이다.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독일 5부인 오버리가 소속의 BTS(Bremer Turn- und Sportgemeinde) 노이슈타트의 프리시즌 3경기에 출전하며 입단 테스트에 돌입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두 선수 모두 득점을 기록했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덕분에 U19 레기오날리그의 JFV 브레멘 U19 구단은 물론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BTS 노이슈타트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여기에 상위리그 구단에서는 후반기 시작 전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제안까지 받았다.

 

윤 감독 역시 현장에서 두 선수와 함께하며 고민을 함께 나눴다. 결국 두 선수는 성인팀인 BTS 노이슈타트에 입단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BTS 노이슈타트는 5부 오버리가 중 브레멘리가에 소속된 구단이다. 손흥민이 활약했던 레버쿠젠이나 김민재가 뛰었던 바이에른 뮌헨처럼 1부의 명문 구단은 아니었지만, 두 선수에게는 가장 알맞은 구단이라는 판단이다. 윤 감독은 “두 선수는 실력을 더 쌓아야 하고, 성장이 더 필요한 시기”라며 “두 선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BTS 노이슈타트에서 시작해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아 성장한다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주FC U18에서 활약했던 송성환이 독일 BTS노이슈타트에 입단한다. 사진은 폴커 팔부쉬 BTS노이슈타트 감독(왼쪽)과 송선환이 입단을 확정지은 뒤 악수하는 모습.

◆송성환 ‘나의 길을 간다’

 

공격수 송성환은 지난해 단기 연수로 독일 축구를 경험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도 그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시작도 좋다. 현지 입단 테스트에서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덕분에 자신감도 붙었다. 송성환은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마음”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파워도 더 키워야 하며, 유럽축구의 빠른 경기 템포에도 적응해야 한다. 송성환은 “독일에 온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상위 리그만 쫓아가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하위리그 소속 구단이지만, 다시 뿌리부터 단단하게 다져 놓겠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송성환의 부친 송남석 씨는 “독일에서 잘 버텨낼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송)성환이의 의지가 강했다”며 “부상 없이 본인이 선택한 길을 차분하게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남양주FC U18에서 활약했던 박준영이 독일 BTS노이슈타트에 입단한다. 사진은 폴커 팔부쉬 BTS노이슈타트 감독(왼쪽)과 박준영이 입단을 확정지은 뒤 악수하는 모습.

◆박준영 ‘과거의 나는 없다’

 

미드필더 박준영은 축구선수로서 더 대범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화가 필요했다. 어쩌면 독일행 자체가 모험이었다. 하지만 독일 땅을 밟은 박준영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입단 테스트에서 누구보다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를 악물고 악착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윤영환 감독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박준영은 “독일로 떠날 때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더 성장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성인 팀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준영의 부친 박학호 씨는 “나도 축구를 했었다. 때문에 준영이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며 “어렵게 기회를 다시 잡았다. 축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본부터 착실히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BTS노이슈타트의 기대감

 

BTS노이슈타트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두 선수의 입단을 환영했다. 구단 측은 “팀 전력을 보강해줄 새로운 두 선수를 소개한다”며 “첫 훈련부터 두 선수는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다. 우리 구단은 두 선수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두 선수의 입단 소식은 며칠 내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선수의 영입을 결정한 폴커 팔부쉬 BTS 노이슈타트 감독은 “독일 축구는 본인 활약에 따라 언제든지 5부에서 1부까지도 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준다면 더 좋은 기회가 다가올 것”이라고 독려했다. 이어 “프리시즌 입단 테스트에서 두 선수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득점도 했다”며 “아직 어리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어느 시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도 있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두 선수는 잠시 귀국해 재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윤영환 감독은 “중학교부터 두 선수를 지도했다.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경험을 쌓고, 본인에게 필요한 능력을 갖춘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기회를 잡은 만큼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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