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자컵 개막] 새 유니폼과 새 출발...눈여겨볼 이적생들은

신한은행 최이샘이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춘추전국시대.’ 여자프로농구 새 시즌을 대표하는 단어다. 그동안 이적에 보수적이었던 여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요동쳤다. 대어급 FA 선수들이 이적을 선택하며 지난 시즌과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박신자컵은 달라진 전력을 확인할 기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에 탈락한 신한은행과 BNK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8승 22패, 5위로 PO 탈락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FA 보강에 나섰다. 김소니아(BNK)가 떠났지만 그 자리를 최이샘으로 메웠다. 가드진에는 신이슬을 더하며 전력을 두껍게 했다. 보상선수로 BNK로 향했던 신지현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강수도 뒀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전 5명 중 4명이 바뀌었을 정도로 변화가 크다. 손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지현은 국가대표 차출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가 최근 팀에 합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리 팀은 변화가 크지만 국가대표에 다녀온 선수들이 있어서 손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다. 박신자컵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단 부상 없이 공격, 수비 전술을 맞춰볼 기회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BNK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 하다. BNK는 2022~2023시즌 2위와 함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던 팀이지만 더딘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BNK는 ‘승리 DNA’를 더했다. 진안(하나은행)이 떠난 상황에서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데려왔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에서 9번의 챔프전 우승 경험을 가진 베테랑 가드다. 승리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큰 무대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안혜지, 이소희 등 젊은 가드진에 노련함을 더한다. 폭발적인 에너지로 2022~2023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김소니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NK 김소니아와 박혜진이 몸싸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하나은행은 FA 시장의 소리 없는 강자다. 기존 FA 자원들을 지키면서 FA 대어로 꼽힌 진안을 데려와 골밑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박신자컵에서부터 하나은행 골밑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와 창단 첫 PO를 이끌었던 김정은은 “새 시즌은 정말 안갯속일 것 같다. 전력 평준화가 됐다. 물론, 멤버가 좋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쉽지는 않다. 잘 준비해서 더 큰 무대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힘을 실었다.

 

전력 약해진 팀들은 새 시대를 준비한다. 지난 시즌 극적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김단비를 제외한 우승 주역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박지현마저 해외 도전으로 자리를 비우며 사실상 새 팀으로 거듭났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최근 최이샘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이다연이 임의해지 공시돼 전력에 또다시 변화가 생겼다. 박지수가 떠난 KB국민은행도 새로운 골밑 조합을 구상해야 한다. 박지수가 공황장애와 부상으로 9경기 출전에 그쳤던 2022~2023시즌 PO에 탈락한 만큼 두 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새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과 전력을 새롭게 꾸린 구단들이 박신자컵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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