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마이걸, ‘섬머송’과 ‘몽환’ 사이의 고민…“들어오는 곡도 밝은 게 많더라”

그룹 오마이걸의 멤버들. 왼쪽부터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데뷔 초부터 독보적인 몽환 콘셉트로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던 그룹 오마이걸. ‘클로저(CLOSER)’, ‘비밀정원’ 등의 노래가 오마이걸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러나 이들에게 대중의 큰 사랑을 안겨준 건 ‘살짝 설렜어’, ‘돌핀(Dolphin)’과 같은 신나는 여름 노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후 멤버들은 두 가지의 노선을 두고 매 컴백마다 고민을 거듭했다. 이번 컴백 앨범은 멤버들의 끝없는 고민과 회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오마이걸은 26일 미니 10집 ‘드리미 레조넌스(Dreamy Resonance)’를 내놓으며 1년 1개월 만에 컴백한다. 오마이걸은 이번 앨범에 오마이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 특히 김이나, 서지음, 라이언전, 모노트리 등 유명 작가진들이 참여하는 등 음악적 변화와 스펙트럼을 넓힌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탄생했다.

 

타이틀곡 ‘클래시파이드(Classified)’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 곡이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신스의 신선한 조합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담고 있다. 총 여섯 트랙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서는 멤버들의 유닛 곡 3곡도 포함됐다. 미미·승희, 유빈·아린, 효정·유아가 각각 뭉쳤다. 

 

그룹 오마이걸의 효정.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컴백에 앞서 22일 오마이걸은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컴백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룹 공백기 동안 예능, 연기, 솔로 등 개인 활동으로 유달리 바빴던 멤버들이다. 효정은 “개인 활동이 있는 와중에도 회의나 공연 등이 중간에 있다보니까 만났어야 했다”면서도 “앨범 활동으로 녹음이나 안무 연습을 새롭게 하다 보니까 멤버들이랑 더 친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번 안무는 특히나 멤버들 간 합을 맞추는 안무가 많다. 효정은 “손을 잡거나 서로 살짝 안아주는 안무가 있어서 멤버들이랑 더 가까워졌다. 녹음하면서도 서로의 목소리나 분위기를 잘 이어받아서 했다”고 설명했다. 

 

컴백에도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유빈은 “저희가 앨범을 오랜 시간 동안 준비했다”며 “회사랑 미팅을 하면서 멤버들과 회사가 각자 원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갔던 앨범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직전 활동곡이었던 지난해 ‘여름이 들려’와는 상반된 몽환적인 콘셉트다. 오마이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콘셉트로 다시 회귀한 것. 유아는 “오랜만에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음악을 하다 보니까 ‘옛날에는 내가 어떻게 했었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룹 오마이걸의 미미.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유아는 “눈을 안 감는 게 알려져 있어서 이번엔 어떤 식으로 몽환을 해석해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될지 초점을 맞췄다”며 “기쁜 마음으로 희망을 준다기보다 ‘나는 언제나 너의 곁에 있어’ ‘너는 비록 내 옆에 없을지 몰라도 나는 너를 항상 바라보고 있고 널 응원하고 있고 너 옆에 있을게’라는 기분 좋고 몽글몽글한 메시지에 초점을 두고 표정 등을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멤버들도 각자 스타일에 맞게 비주얼을 어필하면서 연기 잘 했다. 또다른 밝은 무드의 오마이걸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효정과 승희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오마이걸이라는 팀의 콘셉트적인 노선에 고민을 내비친 바 있다. ‘살짝 설렜어’, ‘돌핀(Dolphin)’, ‘던 던 댄스(Dun Dun Dance)’ 등 밝고 신나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오마이걸이라는 팀의 정체성이자 팬들이 좋아하는 콘셉트는 ‘클로저(CLOSER)’, ‘비밀정원’ 등과 같은 몽환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그룹 오마이걸의 유아.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이번 컴백은 물론 지난해에도 멤버들은 이러한 노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효정은 “지난 앨범부터도 저희가 노선에 대해서 항상 회의를 많이 했다”며 “저희가 다양한 콘셉트를 많이 해왔지만 그중에서 많이 사랑을 받았던 곡들이 여름송이나 ‘던 던 댄스’ ‘돌핀’ ‘살짝 설렜어’ ‘번지’ 등이다보니까 또 그런 걸 기대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효정은 “오마이걸 곡이 들어오면 밝은 곡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효정은 “미라클(팬덤명) 분들은 ‘비밀정원’ 같은 거 듣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멤버들도 그런 요구를 알고 있고 저희가 무대를 할 때면 미라클이 그런 무대를 좋아하는 걸 저희도 알고 있다. 저희 정체성 중에 일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오마이걸의 승희.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여름이 들려’로 밝은 모습을 한번 보여드렸으니까 이번에는 몽환과 아련, 서정적인 곡 선택을 하는 게 어떨까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효정은 “그렇다고 아예 어두운 곡을 고르지는 않았다. 놀랄 정도로 아예 이미지 변신하는 곡은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으실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팬들의 요구에 맞춰 컴백하면서도 대중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꾸민 것. 효정은 “그게 곧 대중이 좋아하는 모습이면 좋겠다는 희망도 약간 들어 있다”고 내심 바랐다.

 

이번 활동의 목표를 묻자 승희는 “현실적인 목표는 없다. 하지만 이상적인 목표는 있다. 음악방송 1위다”라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불렀다. 

 

그룹 오마이걸의 유빈.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첫인상을 묻자 효정은 “인트로가 강력하게 인상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피아노 선율과 세션들이 같이 어우러지는 편안하게 들렸다. 저희가 표현하고자 하는 몽환과 아련에 잘 맞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또 지루하지 않게 곡 전개가 이루어졌다. 후렴구에서 에너지 있는 보컬이 나와주면서 ‘오마이걸스럽다’고 느낌이 들었다. 오마이걸이 표현하는 몽환은 에너지가 없는 몽환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에너지가 있는 몽환을 잘 표현해준 곡이라 저는 한 번 듣고도 계속 듣고 싶은 곡이 됐다”고 감상을 전했다. 

 

오마이걸은 내년에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지점은 어디일까. 효정은 “멤버들이 곡을 해석하는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어 “처음에는 데뷔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까 곡에 대한 이해도보단 열심히 이 곡을 소화해야 된다는 능력을 좀 더 키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금은 그 능력치가 정말로 이해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지금은 이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고 곡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어 하고, 각자 방향성에 스토리가 있다”며 “멤버들이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해주다 보니까 무대 안에서도 오마이걸의 다채로움이 많이 생겼다. 보는 재미가 더 많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룹 오마이걸의 아린. 사진=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유빈은 “예전에는 저희가 어리기도 했고 경험이 적다 보니까 음악을 해석하는 데 수동적이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좀 더 능동적으로 바뀌어서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음악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10주년을 앞두고 미라클을 위한 이벤트를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유빈은 “저희가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부터 꾸준히 얘기를 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다양한 콘텐츠나 공연으로 팬분들을 많이 만나려고 회사와 같이 추진하고 있다. 확실하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최대한 다양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노력 중이니까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실제로 오마이걸은 인터뷰 이후인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마리나 야외 무대에서 스페셜 버스킹 이벤트를 진행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컴백을 앞두고부터 깜짝 이벤트로 팬들을 기쁘게 한 오마이걸 여섯 멤버들. 이번 컴백은 물론 내년에 다가올 10주년도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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