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떠난 켈리, 6년 만에 빅리그 마운드 올라 3이닝 쾌투… ML 첫 SV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케이시 켈리(왼쪽)가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3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빅리그 첫 세이브를 따낸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돌고 돌아 다시, 빅리그와 마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케이시 켈리가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2024 MLB 원정 맞대결에서 6년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팀이 10-2로 앞선 7회말부터 마운드를 지키기 시작해, 경기 종료까지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행진으로 3이닝을 틀어막았다. 팀 승리의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면서 자신의 MLB 무대 첫 세이브까지 수확하며 인상 깊은 하루를 완성시켰다.

 

켈리는 2008년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지명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마이너리그에서 성장과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감격의 데뷔를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빅리그는 녹록지 않았다. 2018년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오가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통산 4시즌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85⅔이닝 52자책점)에 그쳤다.

 

한국으로 눈길을 돌린 배경이다. LG의 손을 잡고 2019시즌 KBO리그를 노크했다. 딱 맞는 옷이었다. ‘잠실 예수’ 애칭과 함께 LG 외인 에이스로 거듭나 6시즌 동안 163경기서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989⅓이닝 357자책점)를 남겼다. 지난해에는 29년 만에 나온 팀의 통합우승을 함께 하는 잊을 수 없는 순간도 만끽했다.
 

LG 케이시 켈리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자신의 고별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하지만 올 시즌 부진이 거듭됐다. 5승8패, 평균자책점 4.51(113⅔이닝 57자책점)로 켈리답지 않은 수치가 이어졌다. 결국 LG는 가슴 아픈 작별을 택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성대한 고별식에서 켈리와 선수단 모두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만큼 큰 사랑을 받은 LG의 켈리였다.

 

그렇게 켈리는 고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야구를 완전히 놓은 건 아니었다. 아버지 팻 켈리가 감독으로 있는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 루이빌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던 와중, 빅리그의 깜짝 부름을 받았다. 곧장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서 샌프란시스코 소속이던 2018년 9월 27일 이후 약 6년 만에 MLB 마운드를 밟는 호재가 이어졌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3이닝 동안 투구수 38개를 기록하며 무실점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수준이었지만, 전매특허인 다채로운 변화구를 버무린 팔색조 투구로 피츠버그 타선을 묶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배지환도 켈리를 만나 범타로 물러나기도 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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