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선점의 의미… 한화 클래식 달굴 박현경·윤이나·이예원 ‘삼파전’

왼쪽부터 박현경, 윤이나, 이예원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개인 상금 ‘1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둔 여자골프 ‘트로이카’의 혈전이 펼쳐진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2024시즌 20번째 대회인 한화 클래식이 22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다. 크리스에프엔씨 KLPGA 챔피언십(4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6월)을 잇는 올해 3번째 메이저 대회로 총 120명의 선수들이 트로피를 걸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10억 클럽

 

올 시즌 상금왕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격전지다. K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총상금 17억원 가운데 우승 상금만 3억600만원이다. 2위가 받을 1억8700만원도 일반적인 대회 우승 상금과 필적한다.

 

‘빅3’ 박현경, 윤이나, 이예원에게 눈길이 쏠리는 배경이다. 올해 상금왕 레이스에서 박현경이 9억2855만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윤이나가 7억6143만원으로 2위, 이예원이 7억2314만원으로 3위에 자리했다. 누구라도 우승 상금을 챙기기만 하면 가장 먼저 10억원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상금왕 레이스에서 10억원이 갖는 의미는 크다. KLPGA 투어가 상금 집계를 시작한 1982년 이후 역대 11번, 선수로는 10명밖에 성공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2014년 김효주가 12억897만원으로 32년 만에 첫 10억원 돌파를 일궜다. 이후 박성현, 고진영(이상 2016년), 이정은6(2017년), 최혜진, 장하나(이상 2019년), 박민지(2021년, 2022년), 김수지(2022년), 이예원, 임진희(이상 2023년)가 뒤를 이었다.

 

‘10억 클럽’ 가입이 곧 상금왕 8부능선 돌파로 여겨지는 이유다. 2023시즌 상금왕 이예원(14억2481만원)도 지난해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7위)을 기점으로 10억원을 넘은 끝에 임진희(11억4583만원)를 따돌렸다. 2021년 단일 시즌 역대 최다 15억2137만4313원을 벌어들여 그해 유일한 ‘10억 클럽’에 올랐던 박민지도 2022년, 10억원 선점 끝에 최종 14억7792만원으로 김수지(10억8258만원)를 뿌리치고 2년 연속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예원이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삼파전

 

‘빅3’가 내줄 수 없는 건 상금만이 아니다. 셋은 대상포인트, 다승 부문에서도 모두 상위권에 위치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대상포인트에서는 박현경이 370점으로 1위다. 올해 16개 대회에 출전해 3번의 우승, 9번의 톱10을 만드는 등 기세가 뜨겁다. 그 뒤를 상승세의 윤이나가 쫓는다. 최근 5개 대회(기권 제외)에서 모두 톱5에 올랐다. 이달 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시즌 첫 우승까지 맛보며 대상포인트를 344점까지 끌어올렸다. 바짝 붙은 2위로 매섭게 추격 중이다. 시즌 초반 뜨거웠던 이예원은 4위(277점)로 일발 역전을 노린다.

 

다승 부문에서는 나란히 3승을 달리는 이예원과 박현경이 부딪힌다. 이예원은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3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5월), Sh수협은행·MBN 여자오픈(6월) 우승으로 가장 빠르게 3승을 쌓았다. 이후 그가 주춤하는 사이 박현경이 두산 매치플레이(5월)를 시작으로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맥콜·모나 용평 오픈 연패까지 더해 단숨에 공동 1위로 발돋움했다. 뒤늦게 1승을 올린 윤이나는 후반기 다승을 목표로 스퍼트를 올리는 형국이다.

 

박현경이 힘차게 티샷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신 스틸러

 

이외에도 주목할 이름들이 많다. 직전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자인 배소현(2승)도 기세를 살려 시즌 3승과 다승 공동 1위 합류를 꿈꾼다.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는 박세리(1995∼1997년·3연패) 이후 역대 두 번째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통산 8승 가운데 메이저에서만 3승을 따낸 이다연도 2021년에 이어 2번째 한화 클래식 트로피를 겨냥한다.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최연소 우승(15세176일)을 수놓은 이효송은 이 대회로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JLPGA 투어 통산 5승의 대표 장타자 하라 에리카(일본)는 윤이나, 방신실, 황유민 등과 화끈한 한일 장타 대결을 예고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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