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도움이 되도록”…프로에 첫 발을 내딘 여자농구의 미래들

사진=부천 김두홍 기자

여자농구의 미래를 만난다.

 

‘2024 WKBL 신인드래프트’가 2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총 28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고교 졸업 예정자 22명을 비롯해 대학 졸업 예정자 3명, 대학 재학 선수 1명, 외국국적동포 선수 1명, 해외활동 선수 1명 등이 출사표를 냈다. 고교 졸업 예정 신청자가 20명 이상인 것은 2009년 열린 ‘2010 신입선수 선발회(당시 20명)’ 이후 16년 만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치가 높아진 배경이다. 한 명 한 명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현장에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총 12명의 선수들이 프로행을 확정지었다.

 

사진=부천 김두홍 기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변은 없었다. 가장 먼저 센터 홍유순의 이름이 불렸다. 신한은행 품에 안기게 됐다. 홍유순은 재일교포 신분으로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WKBL 규정에 따르면 외국 국적을 가진 해외 활동자 가운데 부모 중 최소 1인이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던 선수로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적 없는 선수를 외국국적동포선수로 신청할 수 있다. 홍유순의 경우 일본에서 나고 자랐으나 조부모 및 부모님 모두 대한민국 국적이다.

 

일찌감치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서 3x3 전문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3x3 트리플잼에 나섰다. 아시아컵 3x3에선 대표팀 스파링 파트너로서 뛰기도 했다.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179.6㎝, 윙스팬 182㎝, 스탠딩 리치 236.2㎝ 등을 기록했다. 맥스 버티컬 점프 높이, 맥스 버티컬 점프 리치, 레인 어질리티, 프로 어질리티, ¾코트 스프린트 등 5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홍유순은 지명 후 직접 준비해온 소감을 전했다. 서툰 말이지만 또박또박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내가 한국에서 농구를 하게 돼 기쁘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부천 김두홍 기자

 

◆최대어, 즉시전력감으로…

 

역시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센터 김도연(동주여고)은 BNK 유니폼을 입는다. 김도연은 키 186.2㎝, 윙스팬 195㎝ 등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가장 크다. BNK의 경우 상대적으로 센터 포지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도연이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도연은 구단 관계자 및 가족들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잘하는 선수가 돼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나무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하나은행은 정현(숭의여고)을 지명했다. 정현은 다재다능한 재능을 갖춘 자원이다. 포워드에서부터 센터까지 수비 범위가 넓다. 가드로서의 역량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다. 지난 6월 열렸던 ‘2024 FIBA U18 여자 아시아컵’에선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정현은 “그간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올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하루빨리 적응해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부천 김두홍 기자

 

한편, 이날 오전 드래프트 순위 추첨식 행사가 열렸다. 사실 1~2순위 지명 팀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순위 추첨은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순위와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2개 군으로 나눠 진행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 6위 팀인 신한은행과 BNK가 1그룹으로 분류됐다. 각각 50%의 1순위 확률을 가지고 있던 상황. 다만, 지난 4월 신한은행이 박성진, 변소정을 BNK로 보내고 신지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획득했다.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신한은행이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선보인 건 전신 현대 시절 포함 이번이 처음이다.

 

부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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