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리볼버’ #제목 #블랙코미디 #특별출연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작 ‘무뢰한(2015)으로 수 많은 누아르 팬을 불러모은 오승욱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수영 역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이 맡았다. 텅 비어버린 눈빛과 얼굴, 대가를 받기 위해 뒤도 보지 않고 직진하는 독기 등 수영의 모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완벽히 승화시킨 전도연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전도연 역시 “이런 모습과 감정으로 연기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오승욱 감독이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어’라고 했는데, 그 말이 굉장히 통쾌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영화는 그간 본 적 없는 전도연의 가장 건조하고 냉한 얼굴이 담겼다. 오 감독은 “본능적으로 장면의 주요점을 명확하게 짚어 내는 베테랑”이라며 배우의 연기를 극찬해 예비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전도연의 새 얼굴 뿐만이 아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리볼버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제목은 ‘리볼버’…총은 딱 한 발?

 

수영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단 한 번 총을 잡는다. 그 총구마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을 겨냥해 놀라움을 안긴다.

 

오 감독은 리볼버라는 제목에 대해 “수영이 대가를 찾기 위해 직진하는 과정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총구에 하나씩 장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영화가 주인공 수영이 나아가는 고독한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성과 심리 변화에 방점을 찍은 범죄 장르라는 것. 수영의 거침없는 직진 서사에 각 캐릭터가 쌓아 올린 이야기가 관객의 몰입도를 올린다. 마지막 총알 한 발의 대상은 누구일까.

 

◆예상치 못한 순간에 웃음이 툭

 

영화는 고요하면서도 뜨겁게 휘몰아치는 묵직한 감정들 사이로 툭툭 던지는 코미디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예상치 못한 웃음은 수영을 둘러싼 인물들이 모두 모이게 되는 산속 시퀀스다. 저마다의 목적과 욕망을 가진 채 모인 앤디(지창욱), 윤선(임지연), 신동호(김준한), 조 사장(정만식)은 수영을 옥죄며 예상치 못한 민낯을 드러내 관객들의 실소를 터지게 만든다.

 

영화가 클라이스막스를 향해 나아가는 순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와 배우들의 버라이어티한 얼굴과 연기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전도연은 “하수영이 영화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러 돌아다니는데 그 인물들의 색이 하수영에게 함께 입혀지며 장면들이 만들어진다. 그게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이지 않을까. 좋은 배우들의 힘으로 영화에 다채로운 색깔이 입혀졌고 다양한 장르가 녹여진 듯하다”는 말로 작품의 장르적 재미를 설명했다.

 

◆특별출연으로 꽉 찬 연기 파티

 

시상식 안 부러운 라인업이다. 내로라하는 배우 전도연·지창욱·임지연과 극을 가득 채우는 김준한·김종수·정만식 외에도 특별 출연·우정 출연도 화려하다.

 

무려 전혜진·이정재·정재영가 그 주인공. 이들은 등장과 동시에 화면을 압도하고, 관객들을 빨아들이고, 이야기에 동력에 더한다. 수영이 만드는 판을 키우고 흔들며 극을 가득 채울 명배우들의 연기 향연과 본 적 없는 얼굴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먼저 전혜진이 베일에 싸인 권력자 그레이스 역을 맡았다. 그레이스는 이스턴 프로미스 대표이자 앤디의 누나로 모든 것을 맘대로 휘두르지만 딱 하나, 사사건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앤디만큼은 도통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앤디의 뒤에서 버티고 선 그레이스는 수영에게 거대한 벽과 같은 존재로 권력의 꼭대기에서 수영이 벌인 판을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처리하려 한다. 전혜진은 등장마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그레이스를 완벽히 소화하며 극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오 감독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는 얼굴을 나타낼 때 너무 감사했고 박수를 치고 싶었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재는 모든 진실과 함께 사라진 석용을 연기한다. 수영과 연인이었지만 비리 사건을 뒤집어씌우는 장본인이기도 한 석용은 수감된 수영을 종종 찾아왔지만 어느 날 종적을 감춘다. 수영에게 큰 좌절과 상처를 안긴 채 행적이 묘연해진 석용. 이정재는 거대한 비리의 한가운데서 수영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진실을 품고 있는 캐릭터를 표현했다. 오 감독은 “인물이 가진 쓸쓸함을 탁월하게 표현해 줬다”는 말과 함께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재영은 과거 수영과 석용의 선배이자 경찰 반장 민기현으로 분했다. 민기현은 대가를 찾기 위한 긴 여정을 결심한 수영에게 리볼버 한 자루를 건네는 인물이다. 병이 들어 쇠약해졌지만 눈빛만큼은 형형한 민기현의 카리스마는 연기파 배우 정재영을 통해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병에 의해 갉아 먹히고 녹슬어 버린 인물을 잘 연기해 줘서 감사했다”는 오 감독의 말이 배우의 내공을 설명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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