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난청 방치 시 치매 위험↑…보청기 착용 필수

나청의 치매 기여 요인 8% 달해
저학력 7%·흡연 5%보다 높아
한쪽 귀만 생겼을 땐 인지 못해
1년에 한 번 정도 청력검사 필수
노인성 난청은 가족력 살펴야
자녀들도 각별히 주의가 필요

“예전에 비해 잘 들리지 않네.”

부모님이 과거보다 소리를 듣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고령 난청은 자칫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선우웅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길병원 제공

흔히 ‘가는귀가 먹었다’고 생각하기 쉬운 난청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를 방치하면 치매 발생 위험도를 높여, 반드시 보청기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선우웅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이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뿐 아니라 뇌기능의 퇴화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선우웅상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들었다.

-장년층에서 난청이 흔한 질환인가.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30%, 국내 70세 이상 고령자의 절반 이상은 난청 환자로 추정될 정도로 흔하다.”

-난청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이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난청은 자체로 일상에 불편을 초래하지만, 치매의 원인이기도 하다. 전체 치매 기여 요인을 100%으로 봤을 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60%를 제외하고 난청은 8%정도로 가장 높은 기여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낮은 학력(7%)이나 흡연(5%) 그리고 우울증(4%)보다 높은 수준이다.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난청을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환자들은 스스로 난청을 잘 인지하는 편인지.

“대다수 난청 환자들은 자신의 난청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현상이라고 가볍게 넘기는 편이다. 특히 난청이 한 쪽 귀에만 생겼을 때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어 간과하기 쉽다.”

-난청이 뇌기능 저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나.

“50세 이상 인구에서 청력이 10데시벨(dB) 변할 때마다 인지기능 평가 점수가 유의미하게 함께 저하됐다. 난청으로 인한 감각 박탈은 언어를 인지하는 뇌부위의 활동을 감소시켜 휴면 상태에 빠트리고, 점차적으로 이 부위와 관련된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난청을 방치하면 자칫 치매의 원인으로 작용해 관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난청은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알려달라.

“초기에는 작은 소리를 못 듣는 정도로 시작하지만, 이내 주변의 큰 소리도 잘 듣지 못할 정도까지 악화된다. 평소 가족들과 이야기할 때 말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TV나 라디오 소리를 듣기가 힘들고, 소리가 안 들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반드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난청은 그 자체로도 불편함을 초래하지만, 고령자의 소통과 사회생활 위축을 가속화시킨다.”

-난청을 예방하는 방법은.

“평소 당뇨병, 신부전,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이차적인 청력 손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 질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장년층에서는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확률이 높은 만큼 신경쓸 필요가 있다. 금연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간접흡연에도 주의해야 한다. 흡연은 미세혈관장애를 발생시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이라면 가족력도 살펴야 한다. 부모가 난청일 경우 자녀들도 난청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해야 한다.”

-난청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난청은 보청기를 통해서 청력 재활을 도모할 수 있다. 국내 난청 인구 중 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보청기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과거 출시된 보청기를 사용하고 보청기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경우를 들 수 있겠다. 과거 보청기는 모든 소리를 확대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큰 소리를 너무 크게 듣게 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현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IT 기술의 발달로 주변 소리를 위화감 없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게 됐다.”

-난청 관련 전반적인 제언을 해달라.

“중년에 접어들었다면 1년에 한번 정도는 청력 검사를 받아 난청 여부를 확인하는 게 권고된다. 난청은 물론 청력에 이상이 있다면 반드시 조기에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잘 듣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소통의 1순위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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